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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퇴직하면 작은 식당 할 것"이라던 尹 대통령 당선인…대구와의 인연은

2022-03-11

함께 식사한 직장인 "고기에 진심인 소탈한 사람"
초임 검사시절 하숙집 주인 "우리를 부모로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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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서울대학교 법학과 4학년 재학 시절. [사진출처=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유독 대구와 인연이 많다. 초임 검사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한때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좌천돼 2년간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20여 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며 세 차례나 대구에서 근무했다. 그 동안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모두 윤 당선인을 소탈하고 정이 많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대구 근무 시절 "퇴직하면 작은 식당 운영 할 것" 계획 밝힌 미식가
윤석열 당선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음식'이다. 그는 국정원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한 뒤 좌천돼 대구 고검에 내려와 있던 시기 지인들에게 "(검찰에서) 퇴직하고 나면 작은 식당을 차리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고 한다. 정권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지방에 내려와 있었던 그는 향후 검찰총장을 지낸 뒤 대통령에 당선될 자신의 운명을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당시 윤 당선인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는 회사원 A씨는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국민에게 받은 게 많기 때문에 퇴직한 뒤엔 법률 봉사를 하며 작은 식당을 차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잔치국수와 고기 등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던 동네 아저씨 같은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고 대통령까지 됐다고 하니 너무 놀랍다"고 했다. 이어 "사람에 대한 경계가 없고 대구 맛집을 많이 아는, 고기에 누구보다 진심인 소탈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초임 검사 시절 하숙집 주인 박정자씨(81)도 10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검사가 출근할 때 아침을 늘 먹고 나섰는데,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나중에 강릉지청으로 발령받아 떠날 때 '북엇국을 자주 끓여 주셔서 속이 너무 편했다'는 말을 했었다"며 "가끔 요즘 말로 '맛 집'에 우리 내외를 데려가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우리를 하숙집 아저씨·아줌마가 아니라 부모로 생각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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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대구 MBC네거리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초임 검사 시절 하숙집 내외와 28년 째 인연 이어오기도
윤 당선인은 1994년 3월14일부터 1996년 3월1일까지 초임 검사로 대구지검에서 근무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구 수성구에 있던 하숙집 주인 박정자씨는 28년 전 젊은 검사였던 윤 당선인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은 아들 같은 하숙생"으로 기억했다.

그는 "당시 유학을 떠난 아들이 머물던 아파트 문간방에 하숙을 받았는데, 덩치 크고 인물 좋은 사람을 데리고 왔더라"며 "넉살 좋게 우리 내외를 늘 살갑게 대했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항상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던 게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의도 바르고 성격도 좋은 젊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모친으로부터 인성교육을 잘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씨에게는 윤 후보가 2년 동안 머물다 강릉으로 떠나던 날도 생생하다. 박 씨는 "윤 검사(당선인)가 단촐한 짐을 차에 싣고서는 우리 내외에게 '잠깐만 앉아 보세요'라고 해서 '왜 앉으라 하노'했더니 넙죽 큰 절을 하며 우리에게 사례비까지 주고는 갔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박 씨는 2014년쯤 대구로 좌천돼 왔을 때 약 20년 만에 재회했던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윤 당선인이)마음이 복잡했을 텐데도 잊지 않고 과일을 사 들고 우리 내외를 찾아 줬다"며 "그러더니 나중에 잘 돼서 검찰총장도 되고 대통령에 까지 당선되니 그저 놀랍다"고 했다.

◆주변에 물심양면 아끼지 않는 의리파
윤석열 당선인의 대구 친구들은 그를 '욕심없이 주변에 베푸는 친구'로 기억하고 있었다.

윤석열 당선인과 3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는 대구지역 한 기업인은 "윤 당선인이 고시 공부를 하던 시절 친구의 친구로 처음 알게 됐다. 이후 사법고시에 합격해 대구에서 초임 검사 생활을 할 때 자주 보며 가까워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 항상 베푸는 스타일이었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모습이 기억난다. 선비 같으면서도 장수 같은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도 윤 당선인과 대학 시절 인연을 맺은 '40년 지기'다. 정 전 원장은 "40년을 한결같은 친구"라며 "어릴 적부터 식사라도 할 때면 늘 먼저 계산을 하려 했다. (초임 검사 시절) 공무원 봉급을 받아 가면서도 주변에는 아낌없이 베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는 밥을 한번 사려고 했더니, 자기 몫은 이미 계산을 해놨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공과 사에 대한 구분도 잘 됐던 친구"라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에 대해 "사람들이 (윤 당선인을) 과소평가 하던데, 굉장히 박학다식하고 웅변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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