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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사회 변화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의 하나는 우리 경제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불어닥친 한파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자영업자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고 부채는 무려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도산이나 폐업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 나아가 사회 전반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 집만 하더라도 코로나 전과 후의 변화가 뚜렷하다. 예전 같으면 슬리퍼에 편한 옷차림으로 어머니와 마실 가듯 걸어 나가서 채소·생선가게 등등 동네 한 바퀴 쓱 돌며, 저렴하면서도 신선한 저녁 찬거리를 그때그때 사 오곤 했었다. 지금은 웬만한 생필품, 심지어 먹거리까지도 스마트폰으로 배송 주문하는 일이 익숙해져 동네 가게에 들를 일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사람들의 소비행태와 시장판도 변화의 이유를 분석해보면 그 차이는 바로 '비대면 역량'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데믹(Pandemic)을 넘어 새로운 개념의 엔데믹(Endemic), 즉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으로 진화하여 우리 곁에 한동안 머물게 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동네 가게들을 감염병으로 인한 거리두기 상황에도 타격 없이 거뜬할 뿐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에서 입소문 난 '핫플(유명한)' 가게로 변신시킬 수 있는 '비대면 역량 강화 방법'에 대해 본격적인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미래에 나가 있는 김미래 리포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네, 저는 지금 지난달 미래시에 새로 문을 연 한 전통한과 가게 앞에 나와 있습니다. 겨우 두세 평 남짓한 크기의 이 가게는 오프라인 점포의 개점에 앞서 이미 '지역 메타버스 장터'에서 가게를 '베타 오픈'하여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거나,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지적사항 등을 수집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메타버스 가게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수제 전통한과를 초고화질 실감 영상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실에서는 상품이 훼손되어 시도 불가능한 손으로 집어보거나 잘라보는 등의 조작이 허용돼 촉감과 바삭바삭하는 소리를 직접 느껴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별도의 후각·미각 표현장치로 구성된 제품 음미 키트를 갖춘 소비자의 경우 한과의 냄새와 맛까지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명인이 수제 한과를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과정이나, 순수 친환경 재료를 자체적으로 직접 재배하고 손질하는 과정 등을 모두 현장 상황처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도 있어 실제 매장을 방문하기 전 이 메타버스 가게를 먼저 둘러볼 것을 소비자들께 권하고 있습니다. 지역 메타버스 장터에 가게를 등록한 덕분에 이 전통한과 가게는 오픈 한 달이 채 안 된 지금 이미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으며, 이달에는 단기간 내 글로벌 매출 신기록까지 기록했습니다. 미래시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전통한과점에서 미래뉴스 김미래기자였습니다."
곽지영 <포스텍산업경영공학과 산학협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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