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영역, 지난해보다 쉽고 올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
수학영역, 지난해 수능과 올 9월 모의평가와 비슷
영어영역, 지난해 수능보사 쉬웠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 보다는 어려워
2023학년도 수능일인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 수능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지를 받기 전 손을 모아 마음을 다잡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문·이과 통합 2년차로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으로 평가됐던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지만, 변별력이 있을 정도의 난이도는 유지했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불수능을 경험했던 재수생과 검정고시생 등 이른바 'N수생' 비중이 31.1%로 2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고3 수험생의 경우 코로나19로 2년 가량 대면 수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험생 상당수는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실제 난이도 보다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 전년수능보다 쉽고, 모평과는 비슷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 교사단과 입시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국어영역의 경우 2022학년도 수능보다 쉽고 올해 9월 모의평가(언어와 매체 기준)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독서 영역은 올해 9월 모의평가와 같이 지문이 4개 영역으로 구성됐고, 독서론 지문은 올해도 출제됐다. 다만 지난해 수능 '브레튼 우즈 체제의 기축 통화'의 경우 EBS 지문 내용과 유사도가 매우 높았지만, 올해의 경우는 EBS 연계 지문이 축소되면서 학생들의 연계 체감도는 더욱 낮았을 것으로 입시학원 등은 분석했다.
또 독서론에서는 '소통의 즐거움'이, 인문에서는 '유서(類書)의 의의와 특정 학문에서의 수용 양상'이, 사회에서는 '법의 불확정 개념과 기속 행위, 재량 행위'가, 과학에서는 '기초 대사량'이 출제됐다. 과학 지문의 경우 9문단으로 구성되고, 작년 수능에 비해 수학적인 내용이 많다. 이는 모평의 출제 경향에서 벗어나 수험생들이 다소 당황했을 분석됐다.
문학 영역은 갈래 복합의 경우 6월 모의평가와 동일하게 고전시가와 현대수필이 출제됐고, 하나의 직접 연계 작품과 두 가지의 비연계 작품이 묶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출제 기조가 유지됐다. 또 고전소설은 연계 작품이, 현대소설은 비연계 작품이, 현대시도 연계 작품과 비연계 작품을 함께 출제되면서 6, 9월 모평 기조와 연계 체감율을 그대로 따랐다.
현대소설의 28번 문항의 경우, 서술 방식의 특징을 파악하기 까다로워 정오판단에 시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현대시의 경우 작품 해석 난도가 있어 33번 문항 풀이를 다소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입시학원 측은 분석했다.
화법과 작문(선택 과목)은 화법(3문항), 화법·작문 통합(5문항), 작문(3문항) 세트로 구성된 최근의 출제 경향과 세트별 문항 수가 유지됐다. 체감 난이도는 2022학년도 수능보다는 약간 쉽게, 올해 6월과 9월 모평과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언어와 매체(선택 과목)에서 언어는 최근의 출제 경향이 유지됐지만,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 정답을 찾아내는데 시간이 더 걸렸을 것으로, 매체는 올해 9월 모의평가와 같이 2개 세트 문제(6문항) 구성으로 출제됐고, 난이도는 평이한 수준으로 입시학원 들은 분석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혜화여고 시험장 앞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수학영역, 지난해 수능과 9월 모평과 비슷한 난이도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올해 9월 모평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단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는 객관식 문항은 평이했지만, 주관식 두 문항의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통과목은 객관식 4점 문항의 난이도가 올라간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입시학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에 출제됐던 빈칸 추론 문항이 나오지 않았고, '보기' 문항이 그동안 출제되지 않았던 단원인 공통과목 '수학Ⅱ'의 함수의 극한과 연속 단원에서 고난도 문제로 출제됐다. '확률과 통계'는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로 출제됐다.
'미적분'은 도형을 활용한 삼각함수의 극한 문항과 등비급수 문항이 모두 출제되는 등 기존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로 나왔다. '기하'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로 출제됐다.
공통과목에서 까다롭게 나온 문항으로는 수열의 귀납적 정의를 이용해 최댓값과 최솟값을 구하는 15번(수열), 도함수의 정의와 함수의 최솟값을 이용해 삼차함수의 함숫값을 구하는 22번(미분) 등을 꼽았다.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에선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수의 개수를 묻는 30번, '미적분'은 합성함수의 미분법과 방정식의 실근 개수를 이용해 삼차함수의 함숫값을 구하는 30번, '기하'에서는 구와 정사면체의 위치 관계를 이용해 정사영의 넓이를 구하는 30번 등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초고난도 문제의 난도는 낮아져 최상위권은 작년 수능보다 다소 쉽게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영어영역, 9월 모평보다 어려워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약간 쉬웠지만, 올해 9월 모평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해 수능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같이 EBS 연계율은 약 50% 수준으로, 연계 문항은 EBS 교재와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 간접 연계 방식으로만 출제됐다.
대의 파악 유형(18~24번)은 다소 평이하게, 어법·어휘 유형(29~30번)은 전년도 수능과 비교해 약간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됐다. 특히 29번 어법 유형의 경우 어법 사항으로 자주 출제되지 않은 재귀대명사 항목이 나와 체감 난이도가 약간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빈칸 추론 유형(31~34번)은 전년도 수능보다 다소 쉬운 난이도로 출제됐지만, 31번 문항은 선택지 1의 오답매력도가 매우 높아 정답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33번 문항도 오답 선택지의 매력도가 높아 지문에 나온 예시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고난도 문항으로 분석됐다. 또 간접 쓰기 유형(35~40번)은 순서 배열은 비교적 평이하게, 문장 삽입 문항은 어렵게 출제됐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21일까지 5일간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29일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성적은 다음달 9일 통지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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