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빅5 비롯한 주요 병원은 무급 휴가 시행하기로 결정
대상은 간호사 등 일반직 전체 직원으로 최대 한 달
대구 상급종합병원도 경영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5일 복지부가 의료현장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절차가 시작되고 있다. 6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일 직원들에게 한시적인 무급휴가를 허용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병원은 사무·보건·기술·간호직 등 일반직 직원 중 희망자는 1일 단위로 1개월 이내 한시적 무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서울대병원 역시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알렸다. 경희의료원도 병동에서 근무하던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수술 등을 30~50%가량 축소하고 입원환자 퇴원 시기를 앞당긴 대구지역 수련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A 수련병원은 무급 휴가 대상을 놓고 내부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진 공식적으로 무급휴가 시행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주말쯤 시행할 수 있다는 말이 병원 내부에서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B 수련병원은 무급 휴가와 관련해 다른 병원 동향을 확인하고 있다. 시행 여부에 따라 동참하겠단 의미다. B 수련병원 관계자는 "생각보다 매출이 급감해 경영진에서 고민이 많다"며 "무급 휴가뿐 아니라 신규 직원 채용 시기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답답해했다. C 수련병원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연차 소진을 의료진에 권유하는 등의 조치를 고민 중이다. 다만 무급 휴가 계획은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에서는 무급 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최근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수술을 하지 못해 인력이 남다 보니 무급휴가 강제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휴가를 쓰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부서 지원인력으로 보내겠다는 말을 들은 간호사도 있다"고 전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관계자도 "의료 공백이 커지고 병상이 더 많이 비면서 이미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급휴직을 강요하는 사례가 지속하면 모든 병원이 무급 휴가를 실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6일 기준으로 대구는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6명(89.8%)이 사직서를 냈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3명(95%)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7%)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6%)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이 가운데 전공의 복귀자는 10명 이내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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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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