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경제권과 물류·관광 시너지
57조2천118억8천600만 원. 경북연구원이 분석한 대구경북(TK)신공항 조성에 따른 전국적인 생산유발 효과다. 대구경북으로 국한해도 생산유발 효과는 39조3천569억4천700만 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7조4천706만7천200만 원, 취업유발 인원은 30만9천740명에 달한다.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얘기다.
최적의 입지에 꼭 필요한 시설물이 들어서고, 인프라 집적에 따른 시너지가 발생해야 가능하다. 즉 신공항 건설이 △공항복합도시 조성 △신공항 연계 교통망 구축 △도심항공교통(UAM) 융합산업 육성화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유사 사업 중복을 막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과 재원 투입은 필수다. 그 낙수 효과는 물류 교통 등 시설 인프라 확충과 문화·관광 분야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공항 경제권 형성
TK신공항은 2030년 개항이 목표다. 2032년엔 기반 인프라도 갖춘다. 대구경북이 신공항에 사활을 거는 것은 산업연계 효과가 큰 공항 경제권 형성이 가능해서다. 번듯한 공항이 생기면 항공산업(항공 제조 및 항공우주·정비·수리·분해조립) 발전과 여객·물류 확장으로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신공항 규모는 현재 대구공항 대비 여객터미널은 3.8배, 화물터미널은 11.9배다. 2060년 기준 여객과 화물 수요예측만 1천226만 명, 21만 8천t이다.
공항 경제권 형성엔 충분하다. 지역에서 생산한 고부가가치 상품의 물류 운송비를 줄여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큰 플러스 요인이다. 경북의 경우 신공항 주변에 글로벌 비즈니스 관광단지, 항공산업·물류 공동 캠퍼스, 모빌리티 특화 주거단지, 농식품산업클러스터, 스마트항공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신공항 배후 첨단산단 조성, 항공 물류를 활용한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반도체·UAM 관련 대기업 유치를 계획 중이다. 대구 5대 신산업 저변을 확대하고 고도화할 전진기지로 신공항 배후를 점찍은 것. 대구시는 군위 첨단산단에 국내 최초 SMR(소형모듈 원자로) 건립도 추진한다. 저렴한 부지와 제품생산에 필요한 전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신공항 경제권 형성에 대구와 경북 간 상호 협력은 필수다. 단순 협력단계를 넘어 비슷한 산업은 파이를 더 키우고, 중복사업은 없애 인력과 자원, 예산의 효율성을 기해야 한다. 나중규 경북연구원 본부장은 "대구와 경북은 신공항 관련 거버넌스가 구분돼 있다. 자연히 겹치는 사업이 있다. 의성과 군위는 유사 사업을 한다"며 "하나로 통합되면 단일 컨트롤타워 아래 명확하게 역할이 분담된다"고 했다.
신공항 주변 교통망 구축 계획. <경북연구원 제공> |
신공항 주변 교통망 구축 계획도. <경북연구원 제공> |
◆광역 교통망 확충으로 산업과 인적 교류 확대
대구경북 통합은 광역 교통망 확충으로 이어진다. 시·도 경계를 넘는 통합 개발과 교통 인프라 개선은 신 국토 균형 발전과도 궤를 같이한다.
광역시와 도 단위를 아우르는 국토계획 수립은 사실상 힘들다. 현행 국토개발 전략의 최고 정점엔 국토종합계획이 있다. 이를 토대로 광역지자체가 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다시 시·군 단위 계획이 만들어져서다.
대구경북이 하나 되면 통합 교통 인프라 구축 경계가 허물어진다. 대구~성주 고속도로, 군위~포항 고속도로 개설은 보다 용이해진다. 대구~성주 고속도로는 2022년 말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성주의 고속도로 접근성이 강화되고 향후 영·호남 연결성도 수월해진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군위~포항 고속도로는 지역 물류의 원활한 수송과 산업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다. 대구권 광역철도 1단계 구간(구미∼대구∼경산, 61.85㎞)은 올 12월 개통한다.
신공항 조성도 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에 큰 획을 긋는다. 14조1천640억 원을 투입, 신공항 주변 연계 10개 노선을 새로 깐다. 철도 3개, 고속도로 3개, 지방도로 2개, 기타 도로 2개다.
서대구와 김천에서 각각 신공항과 의성을 잇는 철길이 생기고, 성주~칠곡, 대구 금호~의성IC, 구미 부곡~군위JC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뚫린다. 경북도청과 구미5국가산단에서 바로 신공항으로 직행하는 지방도로도 조성된다. 신공항 배후 산단과 주요 신산업 단지는 물론 각종 물류와 인적 자원 교류가 쉬워지는 셈이다. 광역 교통망이 하나씩 확충되면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북 북부권까지 촘촘한 동맥이 이어질 수 있다.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단(2027년 준공 목표)과 봉화 등 북부권 스마트팜 조성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지역별 방문율 및 숙박일.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통합 효과를 논할 때 문화·관광 분야를 빼놓을 순 없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2023년 전국 주요 관광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외부인(외지·외국인) 방문자 수는 29억4천158만1천197명이다.
경기도(6억3천90만7천447명)가 가장 많다. 이어 서울(5억9천624만3천670명), 인천(1억8천68만5천207명), 경북(1억8천56만6천439명) 순이다. 대구는 11번째(1억294만9천993명)다. 수도권(14억782만여 명·47%) 관광객 집객 비중이 월등하다.
외국인 관광으로만 한정하면 그 차이는 더욱 현격해진다. 문화체육관광부 '2022년 외래관광객조사'자료를 보면,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은 서울(82.5%)이 압도적이다. 부산(20.3%), 경기(14.1%), 제주(11.4%)가 그나마 두 자릿수 방문율을 보였다. 대구와 경북은 각각 4.5%, 3.9%에 그쳤다.
문화·관광 측면에서 수도권과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묶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순 수치 상승뿐 아니라 지역 자원의 연계 및 다양한 협업이 쉬워진다. 분절된 관광단지를 비슷한 권역별로 묶고, 다양한 신상품과 프로그램을 발굴할 수 있다. 초광역 관광 그리드가 구축되는 셈이다. 대구지역 공연·쇼핑·숙박·의료 등 도심 관광자원에 경북의 유교·선비·신라·가야 문화 등 전통 문화자원을 아우르는 문화관광벨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
김기완 대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구경북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문화관광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 도시로서 이미지를 높인다면 국내외 방문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며 "숙박·교통·관광지, 음식점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원스톱 관광환경을 만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고 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자문위원
▶김주훈 KDI 전 부원장 ▶변세일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 ▶박인권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한국지역학회장 ▶배준구 경성대 명예교수 ▶신진교 산학연구원장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 ▶김기만 iM뱅크 부행장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 ▶유철균 경북연구원장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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