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개 치면 이승엽과 공동1위
올 정규시즌 KIA戰 홈런 6개
17일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박병호가 우중간 1루타를 치고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가을 삼성 동료들이 홈런을 칠 때마다 적극적으로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김헌곤이 홈런을 작렬하자, 환하게 웃으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는 장면에는 박병호의 오랜 팬들도 놀랐다.
과묵한 박병호에게 좀처럼 볼 수 없는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박병호는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열망했다.
삼성은 LG 트윈스와 벌인 프로야구 2024 PO에서 3승 1패로 KS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PO에서 박병호는 13타수 3안타(타율 0.231)로 고전했다. 담장 밖으로 날아가는 타구는 있었지만, 큼지막한 타구는 모두 파울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삼성 선수들은 PO에서 "강민호 선배를 KS에 보내드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BO리그 정규시즌 최다 출장 기록(2천369경기)을 보유하면서도, KS에는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강민호는 이번 가을 삼성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강민호는 1-0으로 끝난 PO 4차전에서 결승 솔로 홈런을 치며, KS로 향하는 관문을 직접 열기도 했다.
KS를 시작하면서 삼성 선수들은 '우승 반지가 없는 박병호'도 언급한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는 2014년, 2019년, 2023년 등 총 세 차례 KS에 출전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키움 히어로즈(넥센 시절 포함)에서 두 번(2014년, 2019년), kt wiz에서 한 번(2023년) KS 무대를 누볐다.
KS 통산 성적이 0.164(55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에 그쳐 박병호는 팀에 미안한 마음을 안고 세 번의 KS를 마쳤다.
하지만, 박병호는 경기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장타력을 갖췄다.
KBO리그 역대 포스트시즌(PS) 개인 통산 홈런 13개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기도 하다.
박병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개, 준PO에서 9개, PO에서 1개, KS에서 2개의 홈런을 쳤다.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와 최정(SSG 랜더스)이 PS 통산 홈런 13개로 박병호와 이 부문 공동 2위를 달린다.
최다 홈런 기록은 '전설'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준PO 2개, PO 6개, KS 6개 등 총 14개의 홈런을 쳤다.
박병호가 이번 KS에서 홈런 1개를 추가하면, 이승엽 감독과 함께 공동 1위가 되고, 2개의 아치를 그리면 PS 최다 홈런 기록의 새 주인이 된다.
KS 상대는 KIA 타이거즈다.
박병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홈런 23개를 쳤는데, KIA를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 6개를 작렬했다. 정지윤기자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