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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MZ' 부르는 대구의 매력 (2) 오빠는 푸딩빙수 오픈런·언니는 덕후성지로…여행객들 캐리어 끌고 대기행렬

2024-12-13

먹방 여행지로 불린 대구가 이제 '쇼핑 여행지'로도 통하고 있다.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상점들이 외지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대구 여행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 상점들에 방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울에서 '원정'을 오는 이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요즘 관광객들이 찾는 새로운 대구 여행 코스를 몇 곳 살펴봤다.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MZ 부르는 대구의 매력 (2) 오빠는 푸딩빙수 오픈런·언니는 덕후성지로…여행객들 캐리어 끌고 대기행렬

 ◆동성로 빵집 '달콤한 메론빵' 
비스킷 반죽 얹어 구워 멜론 껍질 같은 모양
두세 번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빵으로 유명


'삼고초려 메론빵'으로 불리는 디저트가 있다. 오전 9시에 갔는데 매진. 오후 3시30분에 갔는데 또 실패. 1시간 뒤 세 번째로 방문해 기다린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귀한 메론빵.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베이커리 '달콤한메론빵' 이야기다.

메론빵은 일본에서 유래된 디저트로 빵 반죽에 달달한 비스킷 반죽을 얹어 구운 빵이다. 이 모양이 마치 멜론 껍질 같아 메론빵으로 불린다. 일본 여행 필수 쇼핑리스트로 떠오르는 가운데, 대구의 '달콤한 메론빵'이 입소문을 타며 전국적으로 화제다. 일본에 가지 않고도 맛있는 메론빵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덕네거리에서 시작한 달콤한메론빵은 약령시 근처 작은 가게로 옮긴 뒤 지난 5월 동성로로 이전했다. 최용석(52) 달콤한메론빵 대표는 "약령시에서 잠깐 영업할 때 화제가 돼 현재 위치로 확장했다"며 "평일에는 현지인이 많지만, 주말이나 방학·휴가철에는 다른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인기에 기자가 몇 차례 방문했을 때도 눈 앞에서 두 번이나 놓쳤다. 겨우 매장으로 들어서면 원조메론빵부터 슈크림메론빵, 소금메론빵 등 다양한 메론빵을 구경할 수 있다. 주문 후 갓 나온 빵을 한입 베어 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입안을 자극한다. 이런 '겉바속촉'의 매력이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고.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MZ 부르는 대구의 매력 (2) 오빠는 푸딩빙수 오픈런·언니는 덕후성지로…여행객들 캐리어 끌고 대기행렬
 ◆동문동 소품숍 '코잔타' 
실버톤 탁트인 공간에 문구·주방용품 가득
손님이 그린 그림으로 티셔츠 제작 판매도


최근 '소품숍 투어'가 젊은 세대의 놀이 코스로 자리잡으며 대구 소품숍에도 발길이 늘고 있다. 소품숍은 문구, 인테리어 소품, 주방용품, 패션 액세서리 등 작은 물건을 취급하는 상점이다. 상점마다 특정 테마나 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독특한 감성으로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대구 중구 동문동 '코잔타'다.

코잔타를 방문하면 먼저 탁 트인 공간으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은색의 인테리어가 시원한 공간감을 더해 인상적이다. '힙'한 분위기로 사진 맛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감각적인 제품들을 센스 있게 배치해놓은 것도 눈에 띈다. 시즌마다 콘셉트와 소품 구성이 달라지는데, 현재는 '꽃'을 콘셉트로 한 소품들을 진열 중이다. 손님들이 그린 꽃 그림을 한 달에 하나씩 선정해 해당 그림으로 디자인한 티셔츠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감성 덕에 코잔타는 대구 여행 코스로 SNS에 소개되면서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더 많다고 한다.

양지은 코잔타 대표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는 대구 여행 관련 게시물에 코잔타에 대한 소개 내용이 담긴다. 부산·창원에서 많이 방문하고,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손님들의 발길이 늘면서 지난해 2월 경산에 2호점을 열었다. 경산점은 소품숍을 겸한 카페로 운영돼 커피와 컵 등 식기류를 주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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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평동 카페 '루시드' 
추운날도 "SNS유명 푸딩빙수 맛보자" 러시
직원 "타지손님 기차역 가기 직전 방문 많아"


뭉티기, 막창에 이어 '푸딩빙수'도 대구의 명물 음식으로 거론되고 있다. 꼭 먹어야 하는 디저트란 말까지 나온다. 푸딩빙수를 시그니처 디저트로 판매하는 대구 중구 공평동 '카페 루시드'는 대구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핫한 플레이스다. 날이 더운 여름에는 물론,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빈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다. 일찍 가지 않으면 먹기 힘들어 가게가 열자마자 달려가는 '오픈런' 행렬도 나타난다.

지난 7일 이곳은 영업 시작 30분 만에 20여 개의 테이블이 절반이나 채워졌다. 20대 여성이 대다수였고, 젊은 커플도 몇 쌍 보였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착석한 모두가 푸딩빙수를 주문해 먹고 있었다. 이날 대전에서 왔다는 20대 관광객은 "어제는 막창을 먹은 후 서문시장에 다녀왔고, 오늘은 SNS에 푸딩빙수가 소개된 게시글을 보고 이곳에 왔다"며 "다음엔 더현대 대구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존 유명한 음식뿐만 아니라 이색 디저트, 복합쇼핑시설 등도 외지인들이 대구를 찾는 이유가 되고 있다.

카페 루시드의 직원은 "10·20대 여성과 젊은 커플이 주 고객층"이라며 "평일에는 대구 시민들이 많지만 주말에는 다른 지역에서 캐리어를 끌고 오는 경우가 많다. 기차를 타고 돌아가기 직전에 많이 방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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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카페 '영원아카이브·영원미학' 
Y2K 감성으로 '아이돌 팬 포토존' 떠올라
아기자기한 플레이팅 음료·디저트류 눈길


K팝 팬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반드시 치르는 의식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이미지가 담긴 포토카드를 꺼내 한데 모은 뒤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다. 덕후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예절이라고 해 이때 찍는 사진은 '예절샷'으로 불린다. 주로 아름답거나 레트로한 풍경을 배경으로 셔터를 누른다. 이런 이유로 대구 중구의 '영원아카이브'와 '영원미학'은 예절샷의 성지다. 영원아카이브가 1호점이고, 조금 더 대중적이고 넓은 공간으로 탄생한 게 2호점인 영원미학이다.

이곳들은 일명 세기말 분위기, 'Y2K' 감성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나 볼 수 있을 법한 포스터와 인테리어로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헌책, 필름카메라, LP 등 오래된 소품들이 놓여 있다.

음료와 디저트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다양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플레이팅으로 눈길을 끈다. '오늘의 케이크'란 메뉴는 매일 바뀌기에 어떤 케이크가 나올지 기대하는 재미도 있다.

글·사진=조현희·정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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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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