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관저정치’ 예상달리 사실상 칩거 모드
헌재 및 광장 민심 자극 않기 위한 행보 보이는듯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 이후 사실상 관저에만 칩거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어, 탄핵 심판 선고까지 지속될지 주목되는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 칩거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산책, 독서 등을 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측은 “대통령께서는 여가 시간에는 주로 독서하거나 관저 내부를 산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분하게 헌재의 결과를 기다린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 후 이른바 '관저정치' 등 여론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뒀다. 석방 직후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메시지도 냈고 앞서 구치소 수감 후에도 변호인단을 통해 메시지를 냈던 만큼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앞서 비서실장이나 여당 지도부를 만난 것 외엔 직접 메시지 발신이나, 별도 외부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역시 공식 입장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최근 수석급 참모뿐 아니라 실무진 행정관들에게도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 헌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처럼 헌재 결론 전까지 윤 대통령은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를 자극하지 않는 한편, 탄핵 찬반이라는 극단 대결로 치닫는 광장의 민심에 더 이상 영향을 주면 안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여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윤 대통령이 이에 응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승복 메시지를 낼지는 변호인단이 대통령님과 논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의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 결과에 대통령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며 “승복을 안 하거나 못 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 내부에서는 탄핵 심판 각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이어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야당의 줄탄핵 문제점을 사법부도 인정했다는 판단에서다.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