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전국 33개 지역 중 경북 군단위 전문의 수 최하위”
대구 비도심, 심혈관 전문의 ‘0명’…뇌혈관도 턱없이 부족
심혈관·뇌혈관질환을 포함한 중증질환 수술에서도 지역 간 의료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경북 등 농촌 지역은 수술의 대부분을 외부 지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밤중에 가슴이라도 조여오면 겁부터 납니다. 군위가 대구로 편입됐다고는 하지만, 정작 응급수술해 줄 선생님이 한 명도 없다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대구 군위군에 거주하는 이 모(67) 씨의 말이다. 2025년 4월, 대구·경북 지역의 심뇌혈관 의료망은 사실상 '심정지' 직전의 위기 상황에 놓였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의 '지역보건의료진단 기초연구'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대구·경북 비도심 지역의 의료 자원 고갈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대구 농촌 지역(달성·군위군)은 심혈관질환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는 '의료 공백지'로 확인됐다. 경북 농촌 또한 인구 10만 명당 전문의 0.4명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경북 안동에 사는 박 모(72) 씨는 "동네 병원에 가도 큰 병원 가보라는 소리만 듣는데, 그 큰 병원 의사 선생님들도 다 은퇴할 나이라니 앞날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경북 비도심 심혈관 전문의 중 60세 이상 비중은 57.2%에 달한다. 2명 중 1명은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퇴직 대기조'인 셈이다.
뇌혈관 분야의 격차는 더욱 처참하다. 경북 농촌의 뇌혈관 전문의 수는 인구 10만 명당 0.8명으로, 서울(12.8명)의 6% 수준에 그쳤다. 강원 도시 지역의 경우 심혈관 전문의 82.1%가 60세 이상이라는 충격적인 지표도 함께 공개됐다. 전국 평균 고령화 비중(17%)과 비교하면 지방의 의료 인력 세대교체가 완전히 끊겼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은 2024년 이후 가속화된 전공의 이탈과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설은 존재하지만 정작 수술대를 지킬 젊은 의사의 유입이 단절되면서, 환자들은 '응급실 뺑뺑이'를 돌거나 원정 진료를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연구진은 가용 시설이 있음에도 인력 부족으로 환자가 적정 진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3년 통계를 바탕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는, 인력 유출이 심화된 2025년 현재 지역 의료 시스템이 이미 붕괴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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