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전서 열린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서 후보자간 날선 비난 오가
김문수·장동혁, 김건희씨 구속·국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비판
안철수·조경태, 불법 비상계엄 옹호세력 척결 강조

인사하는 당 대표 후보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후보. 2025.8.13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전한길발 배신자'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이른바 '반탄'(탄핵반대)파는 "동지를 팔아넘겼다"며 '찬탄'(탄핵찬성)파를 배신자로 몰았고, 찬탄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진짜 배신자"라며 반탄파를 비난했다.
13일 대전 서구 배재대에서 열린 제6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등을 두고 서로를 배신자라고 몰아세웠다.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당대표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씨 구속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당대표 후보는 당에 위기를 가져온 것은 윤 전 대통령 부부라며 계엄 옹호세력 척결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과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테러'라고 규정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권은 사상 처음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분을 모두 구속했다. 급기야 오늘은 특검에서 국민의힘 중앙당사까지 압수수색했다. 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폭탄을 던지는 새로운 테러"라며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정권 3개 특검의 인권탄압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무차별 출국금지, 압수수색, 소환조사, 무리한 체포, 영장집행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은 노란봉투법 등으로 기업을 죽이고 일자리를 없애서 청년들의 꿈을 박탈하고 있다. 또,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미국 대사관저에 들어가 사제폭탄을 던지고 시너를 부어 불을 지른 극좌 테러리스트"라며 "이재명 독재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손잡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투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후보는 당을 위해 싸운 이들을 팔아넘기는 자들이 내부에 있다며 날을 세웠다. 장 후보는 "헌정사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전직 대통령과 함께 동시에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조국 전 장관과 비교하면 공평하지 않은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이제 우리 당원도 아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인권을 존중받아야 된다. 구치소에서 패대기를 치고 인권을 유린하는 것을 보고도 동조세력으로 몰릴까봐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검이 국민의힘의 심장을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데 과거를 털자며 특검에 찬성한 사람들이 당당한 것과 우리 의원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데 '내란이 끝나지 않았다' '우리 당에 내란 동조세력이 있다'며 우리 동지를 팔아넘기는 것이 부끄럽다"며 "정치생명을 걸고 당대표에 나섰다. 당을 혁신하고 쇄신하지 못하면 제 정치생명이 끝날지도 모른다.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김 후보와 장 후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을 막겠다' '내부총질은 안 된다' '똘똘 뭉치자' '이재명을 재판에 세우고 탄핵까지 하겠다'고 한다. 똘똘 뭉치면 정말 할 수 있나"라며 "극단세력과 함께 계엄을 옹호하면 합리적 보수당원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 똘똘 뭉쳐도 30%가 될 수 없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면서 보수정당의 핵심가치인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을 무시하고도 대한민국 제1 보수정당의 국민의힘 당대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극단세력이라는 시한폭탄을 그대로 두면 아무리 이재명 정권을 비판해도 우리 지지율은 늘어나지 않는다. 계엄과 극단의 굴레를 벗어나려면 선동으로 당원을 우롱하는 진짜 배신자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진짜 배신자라며 극우세력 척격을 주장했다. 조 후보는 "우리가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는 12·3 불법 비상계엄을 한 윤 전 대통령 때문이다.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비상계엄을 해도 되나. 지난 대선 때 고생해서 0.7%포인트 차이로 보수정권을 만들었는데, 윤석열·김건희가 보수를 망가뜨렸다"며 "배신자는 바로 국민의힘을 거의 궤멸 수준으로 만들고 집권여당의 지위를 야당으로 전락시킨 윤 전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을 수호하고, 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정통보수다. 이것을 욕하는 자들은 정통보수가 아니라 극우"라며 "당대표가 돼 우리 당에 남아있는 극우세력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몰아내겠다.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덧붙였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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