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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린이 유괴 공포,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하자

2025-09-16 17:53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초등학교 등하굣길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전국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28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20대 남성 3명이 자동차를 타고 초등학교 주변을 맴돌며 초등학생들을 유괴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9월 8일 오후 3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하교 중인 초등학생 5학년 A양에게 "맛있는 것을 사줄 테니 같이 가자"며 유인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같은 날 경기도 광명시에서도 귀가하던 초등학생을 끌고 가려 한 10대 고등학생이 붙잡혔고, 제주와 대구에서도 아동을 유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30대 남성 등이 연달아 검거됐다.


이와 같은 범행들은 주로 하굣길에 발생했으며, 가해자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대상 약취 · 유인 범죄는 2020년 158건에서 지난해 316건으로 4년 만에 두 배 정도 증가했다. 그러면 왜 이런 범죄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범죄학에서 '카피캣(copycat)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뉴스나 영화에 나오는 범죄나 자살을 모방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SNS를 중심으로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들이 빠르게 노출, 전파되면서 잠재적인 범죄자들에게 자극이 되고, 이런 자극이 사회적 불안과 고립, 분노가 겹치면서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부모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불안을 단기간에 극대화시킨다. 또한 이러한 불안감이 또다시 사건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이 선정적인 보도를 할수록 내재적인 동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범죄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범죄 보도에도 언론사의 적절한 자제와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최근 경찰청은 10월 2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6,183개소와 주요 통학로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순찰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특히 등하교 시간대 경찰 력을 집중 배치해서 장시간 정차 차량, 어린이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 위험 물건 소지자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는 지역경찰(48,347명), 기동순찰대(2,552명), 교통경찰(3,152명), 학교전담경찰관(SPO, 1,135명) 등 총 5만 5천여 명이 투입되고, 유사시 형사·기동대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CCTV 관제센터(217곳)와 연계해 화상 순찰을 강화하고, 범죄예방진단팀(CPO)을 중심으로 학교 주변과 통학로의 취약 요인을 점검해 시설 개선 등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


범죄 신고 대응도 강화되는데, 경찰청은 미성년자 범죄 관련 신고는 '코드1' 이상으로 접수할 방침이다. 코드0과 코드1은 모두 '최단 시간 내 출동'을 목표로 하는 긴급 상황이다. 미성년자 범죄 관련 112 신고가 접수되면 긴급 코드1 이상으로 분류해 가장 가까운 경찰관이 신속 출동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전담경찰관은 각 시도 교육청 등과 협업해 학생·학부모 대상 교육·가정통신문 등으로 유괴·납치 예방수칙을 안내한다. 예방 수칙으로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돈·간식·선물 등 받지 않기, 낯선 사람 차량에 타지 않기, 의심 상황 발생시에는 112 신고 등이 있다.


과거에는 아동을 유괴하고, 돈을 요구하는 범죄가 종종 있었다. 최근 발생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괴범죄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자는 초범이라도 반드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무관용 원칙을 적용, 엄벌해야 한다. 아울러 아동의 안전을 위한 경찰,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의회는 물론이고 시민단체와 학부모 모두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무릇 한 아이를 잘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과 관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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