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실 인사발령은 방탄인사…떳떳하다면 국감에 못 나올 이유 없어”
‘채택 불가’ 고수하던 민주당은 출석으로 입장 선회할 듯

국민의힘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10.1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에서 "국감을 눈앞에 두고 출석 논란이 벌어지자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서 느닷없이 1부속실장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며 "누가 봐도 김 실장을 꽁꽁 싸매기 위한 방탄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인사에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시점에 인사를 낸 건 국감 불출석 의도가 매우 크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해 대통령실에 강력한 유감과 규탄의 뜻을 표명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부속실장으로 인사가 됐지만 국감 직전까지 총무비서관으로서 용산 대통령실 인사와 예산을 총괄해온 만큼, 그간 과정에 대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마땅하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재원으로 상당히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게 국감 기간에 밝혀진 바가 있다. 감추면 감출수록 의혹이 커진다. 떳떳하다면 국회에 못 나올 이유가 있나. 국회에 출석하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이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 현장에서 김 실장의 국감 출석 관련 질의를 받고 "대통령실의 예산·행정 운영에 대해 김 실장이 나와 답하면 될 문제"라며 "김현지를 국회에, 국민 앞에 안 세운다면 그에 대해 제기되는 많은 의혹들이 진실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이날 김 실장이 김인호 산림청장 인사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실장이 성남에 있는 신구대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했고, 지난달 산림청장에 임명된 김인호 전 신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가 은사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사적인 인연으로 산림청장을 추천했고, 과연 소문대로 세긴 세구나' 하는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겠나. 김 실장은 자리를 옮겼다고 국정감사를 피할 게 아니라 당당히 출석해 이른바 'V0' 논란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채택 불가에서 출석 쪽으로 입장 선회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실장이 운영위 국감에 나올 것 같나'라는 질문에 "안 나올 이유가 없다"며 "부속실장이 국감장에 나온 적은 없지만 야당에서 그것 하나가 이번 국감의 목표인 것처럼 한다면 당사자가 '제가 나가겠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출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 불출석 논란은 매우 허망한 얘기다. 대통령실 인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김현지 한 사람 때문에 대여섯 명을 인사이동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김현지는 국회에 출석할 것이다. 100% 출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론도 여전하다. 민주당 6선 조정식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김 실장을 나오라는 건 정쟁 청문회로 몰고가 대통령 흔들기를 하겠다는 말"이라며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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