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모빌리티·전통문화 한자리…글로벌 교류 장으로
29일 APEC CEO 서밋 행사의 주무대인 경주예술의전당 야외전시장 푸드트럭 코너에 대기 열이 형성돼 있다. 이승엽 기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행사가 한창이던 29일 오후 3시쯤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야외공연장. 행사의 주 무대인 이곳은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망중한을 즐기려는 각국 대표단과 경제인들로 붐볐다. 주차장을 가득 채운 푸드트럭에는 떡볶이, 붕어빵, 호떡 등 세계를 강타한 K-푸드를 맛보려는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외국인들은 매운 떡볶이를 먹으며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도 얼굴엔 웃음꽃을 피웠다. 대만에서 온 한 기자는 "떡볶이를 먹고 가는 게 이번 출장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달성했다. 생각보다 맵지만 즐겁다"고 말했다.
야외공연장 중앙에 마련된 'K-웨이브 플레이그라운드'는 거대한 K-콘텐츠 종합선물세트였다. 한옥 문을 열고 입장하면 맑고 청아한 가야금 연주가 귀를 즐겁게 했다. 마당 가운데에는 첨성대, 금관 등 경주 대표 문화재들을 소개하는 미디어 탑이 우뚝 서 있다. 그 옆으로는 외국인들이 제기차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에 한창이었다. '아트 마당'으로 들어가면 국악 연주와 함께 전통춤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한복에 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한복 등을 소개하는 '5韓 마당'에서 한복을 입은 모델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29일 경주예술의전당 야외전시장에 마련된 'K-웨이브 플레이그라운드'에 한복 홍보부스에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승엽 기자.
야외가 축제의 장이라면, 실내는 첨단산업 격전장이다. 예술의전당 2층 입구에 부스를 차린 롯데는 5대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역사를 영상을 통해 소개했다.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타워, 롯데월드를 비롯한 롯데타운을 도식화한 모형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LG는 이번 APEC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VIP 에디션 화장품'을 전시했다. 이 화장품은 APEC에 참석한 VIP 회원들에게만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상용화를 앞둔 반도체 'HBM4' 모델에 집중했다. 돋보기로 봐야 생김새를 알 수 있는 작은 반도체를 크게 확대·표현한 HBM 스트럭처(structure)를 함께 제시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메타(Meta)는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도구 '이매진(Imagine)'을 소개하고, 레이벤과 협업해 개발한 스마트 글라스 '레이벤 메타(Ray-Ban Meta)'를 공개했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The All New NEXO)'를, HD현대는 세계 최대 규모 LPG·암모니아 운반선 모형을 전시해 관심을 끌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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