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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의 블록체인과 AI] 한국 블록체인의 새로운 가능성

2025-11-18 06:00
김종현 (주)루트랩 대표이사

김종현 (주)루트랩 대표이사

이번 시간에는 제가 최근에 다녀온 세계 최대 ICT박람회, GITEX EXPAND NORTH STAR DU BAI 2025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올해 두바이는 각국의 규제·산업·서비스가 만나는 거대한 시장의 현장이었습니다. AI로 생성된 데이터의 진위를 구분하고, 그 신뢰를 증명하기 위한 기술이 각국 기업의 공통 화두였죠. 현장에선 "이 기술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가 모든 대화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전시회는 여러 나라의 기업·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대학, 정부 기관, 핀테크, 헬스케어, 그리고 식품가공 산업까지 정말 다양한 산업군에서 블록체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들과의 상담 중 공통 분모는 분명하였는데, 교육 분야에서는 수료 및 자격 정보를 위변조 없이 발급과 검증을 진행하고 개인이 학습 이력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필요로 하고 금융과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는 이용기록을 표준화된 메타데이터로 관리하여 감사와 검증 절차를 일원화하려는 등 산업 전 분야에서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를 확인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상담이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가공식품의 생산·유통 전 과정을 추적하는 이력 관리 시스템에 관한 논의였습니다. 원재료의 입고부터 가공 공정, 보관 온도데이터, 출고·물류까지의 모든 이벤트에 시점을 부여해 체인에 기록하고, 소비자는 제품 패키지의 코드만 스캔하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즉시 확인하는 그림입니다. 브랜드는 품질을 설명하는 대신 검증 가능한 데이터로 신뢰를 제시하고, 유통사는 리콜·추적 비용을 줄이며, 규제 기관은 표본 조사 대신 전수 모니터링에 가까운 감독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요구를 들으며, 블록체인이 일상에서 체감되는 가치와 안전, 그리고 신뢰를 만들어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한 또 하나의 사실은 표준의 힘입니다. 발급·검증·공유의 전 과정을 메타데이터로 남기는 구조, 분산식별자와 같은 상호운용 가능한 규격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표준을 존중하는 아키텍처는 시장 진입 시 불필요한 커스터마이징을 줄이고, 파트너 확장과 규제 대응의 비용을 낮춥니다. 상담 테이블에서 저는 "멋진 기능"보다 "블록체인을 통한 무결성과 상호운용성"을 먼저 보여달라는 요청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기술의 우열보다 연결성과 투명성이 우선이 된 셈입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저는 한국 블록체인 기술의 위상을 새삼 느꼈습니다. 여러 국가의 담당자들이 한국의 빠른 표준 수용, 공공·교육 현장에서의 실사용 경험, 그리고 BaaS로의 체계적 전환 능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신뢰가 중요한 영역일수록 '바로 적용 가능한 운영모델'을 찾는데, 한국은 기술과 운영을 함께 설계한 사례가 축적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이번 전시회는 제게 화려한 쇼케이스가 아니라, 신뢰를 어떻게 설계해 시장의 언어로 번역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자리였습니다. 기술은 결국 관계를 만들고, 관계는 데이터를 통해 신뢰를 쌓습니다. 그 신뢰의 바닥을 단단히 고정하는 일이 블록체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역할임을, 저는 이번 여정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번 칼럼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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