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치의학연구원 공모 앞두고 협력으로 답한 두 지역 치과의사회
100여명이 함께한 연탄 나눔…공공의료에서 보여준 ‘상생의 실천’
대구 수성구에서 진행된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에서 박세호 대구시치과의사회장(오른쪽)과 박원길 광주시치과의사회장이 후원금 500만원 전달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구시치과의사회 제공>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놓고, 경쟁을 하고 있는 대구와 광주지역의 치과의사회가 최근 연탄 한 장에 마음을 실어 '함께 가는 길'을 선택했다. 이날 행보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가 어느 한 도시의 승패가 아니라 대한민국 치의학의 미래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의의 경쟁은 하돼 대의는 잊지 말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1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치과의사회와 광주시치과의사회(회장 박원길)는 지난 16일 수성구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활동을 함께 진행했다. 두 단체가 결연 이후 꾸준히 이어온 사회공헌활동이지만 국립치의학연구원 공모가 진행되는 시기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올해의 활동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연탄나눔 활동엔 양 지역 치과의사회 회원과 가족 등 100여명이 동참했다.
대구와 광주는 치과산업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쟁보다 협력을 택해 왔다. 2011년 함께 추진했던 '미래형 치과산업 벨트' 구상은 양 지역이 치과산업 성장과 국가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았던 대표적 협력 사례다. 박세호 대구치과의사회 회장은 "광주는 연구원 설립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기하고 누구보다 오래 노력해 온 도시"라며 "대구와 광주는 치과산업의 양 축을 이루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박원길 광주시치과의사회 회장도 "12년 넘게 대구와 함께 연구원 설립을 위해 뛰어왔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은 특정 도시의 성과가 아니라 대한민국 치의학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국가적 과제"라고 역설했다.
연탄나눔 봉사활동도 단순한 친교 행사는 아니었다. 경쟁 프레임이 강조되는 시기에도 두 단체는 상생을 내걸며 아름다운 동행의 길을 선택했다.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은 "치의학의 미래는 협력 위에서 훨씬 멀리 나아갈 수 있다"며 "공정한 공모, 투명한 절차, 서로를 응원하는 성숙한 문화가 같이 자리잡을 때 연구원 설립도 더 단단해진다"고 했다.
광주치과의사회는 이날 대구치과의사회에 후원금 500만원도 전달했다. 향후 유치 과정에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양 치과의사회는 향후 공공의료 향상과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전은 대구를 비롯해 광주, 부산, 천안 4파전이 예상된다. 각 지자체들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원을 품으면 지역의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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