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성(전 삼성라이온즈 선수·전 LG트윈스 감독)
올해 프로야구는 전국민의 엄청난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그중 삼성라이온즈는 최고의 사랑을 누렸다. 대구·경북과 전의 삼성라이온즈 팬들은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
요즘, 프로야구 선수들은 어떻게 지낼까? 내년 시즌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프로란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최고의 승리자에게 붙여진 자랑스러운 단어다. 일본 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아시아인으로 미국 프로야구 명예의전당에 입성한 스즈키 이치로 선수는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영어 잘하는 부인을 찾았고(?), 미국 집 대형 냉장고 3개에 각종 채소, 과일, 생선, 육류로 가득 채웠다. 한 개의 냉장고에는 냉동 카레로 가득했다. 매일 카레를 먹었다고 했다.
세기의 축구스타 포르투갈의 호나우두 선수는 호화로운 큰 집에 기자 친구, 선배, 후배들을 초대해 계란 흰자 요리로만 대접했다는 일화는 인상적이다. 축구스타 메시 선수가 40세 가까이 최고의 기량과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혹독한 훈련, 계획, 자제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은 한국 방문 때 "프로야구 선수들의 체력보강에 가장 좋은 음식은 소고기"라 말했다. 필자는 삼성라이온즈 선수 시절 장효조, 김시진, 이만수 선수 등과 대구 경남타운에서 살았다. 이만수 선수 집에 아침식사 초대를 받았는데 아침부터 등심구이가 나왔다. '이렇게 아침부터 고기를 먹으니까 기교파 선수들을 누르고 느린 발로도 힘으로 수위타자와 홈런왕을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당시 이만수 선수는 서양식과 한식으로 아침을 두 번 먹기로 유명했다.
프로야구는 내년 3월 시작하지만 연말연초가 정말 중요하다. 지난해 혜성같이 나타난 기아타이거즈의 김도영 선수는 최고의 기록과 기아 우승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시즌 MVP는 물론, 각종 신문사의 상을 휩쓸었다. 인터뷰가 쇄도했다. 광주와 서울에서 엄청 힘든 연말연초를 보냈을 것이다. 각종 언론사의 경쟁과 제의를 구단과 어린 김도영 선수는 뿌리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성적을 보면 잦은 부상으로 기대 이하다. 그래서 기아가 5위 안에도 못 든 것이다. 뼈아픈 대목이다. 미국·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한 선수에게 1억불 이상 투자하면서 최강 팀으로 만든다.
미국, 일본은 온천캠프나 공기 좋은 깊은 산속에서 태권도와 쿵후 등으로 선수들이 몸을 단련하는 것을 미국 연수시절 보았다. 정신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드는 것이다. TV에서 유럽 프로축구에 진출한 한국 프로축구 스타 황희찬 선수가 기술훈련 전 체력 만들기를 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기술훈련보다 더 긴 시간을 상·하체 강화훈련에 썼다. 흔히, 축구는 하체로 하는 경기인 줄 알았는데 상체와 밸런스, 근력, 지구력 등을 보강하는 것을 보고, 필자는 '저렇게 해야 최고 선수가 되는구나'하며 크게 감명받았다.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은 내년을 알차게 준비해야된다. 상대팀도 엄청난 훈련과 대비를 하고 있다. 지금부터 전쟁이다. 1월말이면 해외 훈련이다. 몸을 충분히 쉬게 하고 체력훈련을 해야 될 때다. 최고의 타자 구자욱, 우수한 투수인 원태인은 만족하면 안된다. 전세계 프로야구를 제패한 평범한 체구의 동양인 이치로 타자, 야마모토 투수를 보라. 구자욱, 원태인 선수는 한국 최고의 타자, 투수가 되야 한다. 더 나아가 1억불의 세계 최고 선수가 되어야 한다. 눈물겨운 희생과 노력을 해야한다. 두 선수와 김영웅 , 이재현 등 어린 사자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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