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이들이 2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10억원은 금융권에서 통상 '부자'로 분류하는 기준이다. 은행권에서는 대구에 전통적으로 부자가 많다고 적시한다. 반면 대구는 31년째 지역 내 1인당 총생산 전국 꼴찌란 오명을 쓰고 있다. 이런 상반된 통계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가.
전국의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2025년.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총 47만6천여명이었고, 이 가운데 서울이 20만7천명, 경기가 10만7천명으로 66.2%를 차지했다. 부자들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3만명을 돌파해 전국 비중이 6.4%였다. 대구 2만800명의 전국 비중은 4.3%이다. 대구의 인구 비중이 4.6%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소비도시로 지칭된다. 경이롭게도 소득 대비 소비지출율은 전국 최고이다. 꼴찌의 생산력에도 불구하고 도시가 굴러가는 이유이다. 섬유산업으로 대변되는 자산 축적의 역사도 대도시 구조를 지탱하는 배경이다. 통계적으로 잘 들어나지 않지만, 대구는 주변 위성도시에 공단이 집중 포진돼 대구의 자산과 소득을 일정수준 지탱해주는 요인으로 추정된다. 구미를 비롯 경산 칠곡 성주 등지의 공단에 중소·중견기업이 자리하고, 이들 경영주의 상당수가 대구에 거주한다. 경북은 생산과 근로소득에서 대구를 크게 앞선다.
결국 주변 위성도시와 대구는 서로 공존하는 구조이다. 문제는 청년층 유출을 막을 양질의 일자리이다. 대구는 근로자 급여액(2023년도 3천723만)이 6대 광역시 중 가장 낮다. 1등인 울산(4천960만원)과의 격차도 크다. 결국 대구를 중심으로 한 도시문화의 질 향상, 교육·의료시설의 확장과 수준을 유지하는 것 또한 대구란 대도시의 바퀴를 굴러가게 하는 것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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