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1217028444571

영남일보TV

  • [TK큐] 보이지 않는 사람까지 생각한 설계…웁살라의 이동권
  • 달성청춘별곡 시즌2, 현풍읍 중8리…웃음과 노래로 하나 된 마을

[기고] 2025년을 마무리하며 되새기는 독립운동정신과 우리의 반성

2025-12-17 13:45
우대현

우대현

2025년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지금, 우리는 한 해의 성과와 과오를 함께 돌아보며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다시 묻게 된다. 광복회 대구광역시 지부장으로서, 그리고 대한광복회 지휘장을 맡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청춘을 바치신 선친 백산(白山) 우재룡 선생의 뜻을 이어받은 후손으로서,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는 독립운동정신의 무게를 더욱더 깊이 느낀다.


독립운동가들이 지켜낸 것은 단순한 국권 회복이 아니라, 정의롭고 떳떳한 나라,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국민 공동체의 실현 의지였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과연 그 정신에 부끄럽지 않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가 자문해야 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기보다 갈등이 앞서고, 공동체보다 개인의 이익이 우선되는 풍경을 마주할 때면 선열들이 남긴 고귀한 희생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게 된다.


과연 우리가 보낸 2025년은 선열의 희생에 부끄럽지 않은 한 해였을까. 올해를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정의와 공정의 문제 앞에서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진실보다는 편의가, 책임보다는 변명이 앞서는 장면들을 우리는 수차례 보았다. 그러나 독립운동정신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한다. '정의는 흔들려서는 안 되며,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개인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선열들의 투쟁은 그 쉽지 않은 길을 온몸으로 보여 준 역사적 증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동안 건국절 논란으로 임시정부의 정통이 흔들리고, 육사 교정의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문제로 독립운동 정신이 훼손되기도 했다. 친일 인사가 독립기념관 관장이 되기도 했다. 스스로 친일을 자인한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새로이 세워졌다. 이처럼 독립운동정신의 순수성을 짓밟는 무도한 행위들이 많이 저질러진 한 해가 아니었는가하고 돌아보면, 무수한 잘못들로 인해 선열들 앞에 서기가 부끄럽기만 하다.


대부분 시민과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이러한 여러 행태들이 버젓이 나타나는 것은 왜일까. 건국절 운운하면서 임시정부와 열사들의 무장 항일 투쟁이 폄훼된 것은, 친일 행적이 뚜렷한 세력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권력과 재력을 지닌 주류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 권력과 재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선조들의 행각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정당화하려는 술책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로 인해 오욕(汚辱)으로 점철된 광복 80주년의 2025년에 대한 반성은 단순하게 보고 그냥 넘기거나 끝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다음 시대의 과제로 삼아 극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정직하게 책임을 다하고, 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약자를 보호하며, 무엇보다 정의가 올바르게 서는 나라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독립운동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길이며, 선열의 희생에 응답하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실천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2026년, 우리는 다시 새로운 역사 앞에 선다. 광복 80주년을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이 시점에서 과거를 기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현재를 바로 세우고 미래를 책임지는 의지이다.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이끄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사회, 그 길을 향해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우대현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