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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베냉 브론즈

2025-12-29 18:00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우리가 구미의 박물관에 가면 큼직한 눈으로 우리를 멍하게 바라보는 조각품이 만나게 된다. 더러 배꼽을 들어내고서. 그것은 '베냉 브론즈'일 수 있다. 베냉 브론즈는 옛 베냉 왕국에서 제작된 고부조 동판화거나 일반 조각품을 일컫는다. 그 조각엔 베냉 왕국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오늘날 나이지리아에도 주에 있었던 이 왕국은 청동 예술품을 만들 장인들을 특별히 양성하여 아프리카에서 가장 훌륭한 조각품을 제작하였다. 그 작품들은 궁궐의 장식용으로 혹은 종교적 용도로 사용됐다. 예컨대 왕의 머리는 신의 지혜를 받아 담는 그릇이라고 믿어 그 모습을 담은 동판을 제작하여 사당에 걸기도 했다.


이 왕국에 비운이 닥친 것은 1897년이었다. 영국 베냉 원정대가 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왕궁의 모든 조각품을 약탈해갔다. 약탈자는 그것을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지의 박물관, 대학, 개인 등에 팔았다. 이 조각품은 현재 최고가로 거래된다. '디지털 베냉'은 그 문화재 5천점의 소재를 확인했는데 현재 20개국 130개 기관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나이지리아는 독립 직후부터 그것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대부분의 기관은 반환의사를 밝혔고 일부 이미 반환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 왕국의 왕계가 지금도 이어져 오는 것인데, 현재 왕은 5명의 왕비를 거느린 에와레 2세(72).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반환 문화재는 왕의 소유이니 그에게 돌려주라고 하여 상당히 그렇게 됐으나 많은 기관들은 '개인'에게 반환하는 것을 께름칙하게 여겼다. 나이지리아정부가 '나이지리아 박물관 및 기념관 국가위원회'를 만들어 그리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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