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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병오년(丙午年) 새해엔 비정상(非正常)을 정상으로

2025-12-29 06:00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2025년 한 해가 또 저물어 간다. 예기치 않았던 계엄 사태와 또 한 번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소용돌이를 거쳐 조기(早期)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이 탄생한 한 해였다. 그러는 사이 우리 국민 개개인은 얼마나 허탈한 심정과 안타까움을, 또 한편으론 환희와 성취감을 맛보았을지 모른다. 그 시간 속에서 과연 국민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우린 모두가 하루하루 행복을 추구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그 생존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아등바등 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갈 길을 잃은 채 삶의 목표와 행복이란 단어조차 까맣게 잊고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와 정치가 눈앞의 과욕에 사로잡혀 국민의 행복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과 관심을 등한시한 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그런데 더욱이 안타까운 건 삶의 질 향상과 목표, 행복이란 단어가 점점 사치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점차 우리 주변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집 앞 상가에서 하루아침에 소리소문없이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 밤낮없이 투잡(two-job) 알바를 뛰며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평범한 가장들과 취업 경쟁에서 밀려나 이제는 쉬는 것이 오히려 당연해진 청년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시간을 홀로 쓸쓸함과 마주하고 있는 독거노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오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날로 극심해 지는 양극화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함께 헤아려야 할 책무가 우리 사회와 정치에 주어져 있음에도 말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 주변을 둘러보면, 돈과 권력과 자리에 혈안이 된 부류들이 버젓이 활보하고 있으며, 그것이 삶의 목표가 되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믿고 사는 계층들이 있다. 정치·사회 분야 뉴스를 접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네 서민들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사건, 사고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국내 초일류 대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하면, 사회지도층 인사들 및 공인(公人)들의 일탈을 넘어선 비위(非違)들이 매일 같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혹여나 정상적이지 못한 사회로 진화해 가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앞설 뿐이다.


정치권으로 눈을 돌려 보면, 2025년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비정상의 한 해였다. 우리 국민은 정상적인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비상식적 수단으로 헌법적 민주 질서를 흔드는 비정상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상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오로지 '내란몰이'에만 집착하는 현(現) 집권 여당인 민주당 역시 비정상적 정치 행보만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개헌 가결선에 육박하는 절대적 의석수를 기반으로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송두리째 무시하고 있는 일방통행식 의회 운영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치인은 경제와 사회문제를 올바르게 진단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여 국민의 행복과 사회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았다. 그런데 문제 해결을 책임져야 할 국회의원의 대국민 신뢰도는 국가기관 중 최하위로 평가받는 실정이다.


힘차게 달리는 말이 온 세상과 우리네 이웃에 복을 불러 준다는 말띠 해가 이제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에는 우리의 정치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의 입장에 서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해법을 마련하여 국민의 일상을 회복시켜 주면 좋겠다. 아울러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게 변화해 주면 좋겠다. '함께 잘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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