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부정적 인식 넘어 지역 기업과의 협약으로 취업 사관학교로
학생 적성에 맞는 다양한 분야 전공 개설 등 끊임없는 변화 추구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펫 쇼에 한국펫고 1학년 학생들이 진로 체험을 하고 있다. <한국펫고 제공>
상서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성서고 제공>
영남공고 학생들이 아마존웹서비스 AI 서비스 개발 해커톤 대회에 참가한 모습. <영남공고 제공>
특성화고는 과거 실업계고·전문계고가 지닌 부정적 이미지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8년~2010년 교육부의 중등직업교육체제 개편 과정에서 새롭게 제도화됐다. 단순한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고, 학교별 특성화 분야와 산업 연계 교육을 강화해 직업교육의 질과 위상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이스터고가 교육부 주도로 첨단산업 등 특정 산업 분야의 수요를 반영해 지정되는 방식이라면, 특성화고는 시·도교육감이 지역 여건과 산업 구조를 고려해 지정·지원할 수 있다.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이 높고, 운영 전반에서 교육감의 재량권이 비교적 폭넓게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겨냥
특성화고는 공업·상업·가사·실업 등 다양한 계열로 구성돼 있다. 대구에는 대구공업고 테크노폴리스 캠퍼스를 포함해 모두 15개 특성화고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영남공고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미래모빌리티 협약형 특성화고'에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인 전자사업단을 운영하는 한편, 공기업반·대기업반과 공무원·군무원반 등을 통해 취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경북공고는 '선취업 후학업' 모델을 선도하는 학교다. 재직자 전형을 통해 한양대·중앙대·홍익대 등 주요 대학 진학 성과를 내고 있다. 높은 공무원 합격률로 '공무원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었다.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을 끌어올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상서고는 연예매니지먼트과·제과제빵과·조리과·뷰티디자인과 등 세분화된 전공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과정평가형 자격제도와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조일고는 국방부 지정 군 특성화고다. 공군부사관과와 항공기계과를 중심으로 군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산업 수요를 반영한 특성화 학과를 운영한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소방안전과' 역시 지역사회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보건고는 2008년 보건간호과, 2012년 치의보건간호과, 2018년 반려동물케어과를 잇따라 도입하며 교육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의 '휴머니멀 헬스케어'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했다.
◆ 경북 시·군 특색 살린 교육 커리큘럼
경북에는 공업계열 18개교를 포함해, 모두 46개 특성화고가 운영중이다.
국내 유일의 산림계 특성화고인 한국산림과학고(봉화)는 산림·임업 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구비하고 있다. 산림환경자원과는 산림 전문 기능인 양성에, 임산가공과는 목재 가공과 펄프·종이 제조 등 임산가공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졸업생들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임업진흥원 등 주요 공공기관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펫고(봉화)는 반려동물 전문 교육과정이 강점이다. 반려동물매니지먼트과에선 미용·훈련·사육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졸업생들은 동물 관련 연구기관을 비롯해, 훈련사·핸들러·동물사육사, 사료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구미여상은 공공사무행정과를 중심으로 경영지원·사무 분야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정보관리사, 전산회계 등 실무 활용도가 높은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졸업생들은 공무원·공공기관과 기업체 경영·회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북생활과학고(구미)는 조리과와 피부미용과 등 주로 실생활과 밀접한 전공과정을 운영한다. 조리과는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실무 교육을 통해 전문 조리인을 양성하며 해외 취업도 가능하다. 피부미용과는 피부관리사·메이크업아티스트·네일아티스트 등 다양한 진로는 물론, 창업까지 염두에 둔 교육을 진행한다.
상주공고는 스마트토목과를 통해 친환경 공간 조성을 이끌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측량기능사, 건설재료시험기능사 등 자격증 취득을 통해 토목직 공무원과 한국도로공사·한국공항공사 등으로의 취업이 가능하다. 기계시스템과는 자동차 분야 인력 양성에 강점을 보이며 글로벌 현장 취업도 지원하고 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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