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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원칙

2026-01-02 06:00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다짐을 한다. 올해는 운동을 하겠다고, 책을 더 읽겠다고, 공부와 일을 미루지 않겠다고 말이다. 새 다이어리의 첫 장에 계획을 적고, 휴대전화 일정표에 목표를 입력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나 그 결심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이 실패의 이유를 의지 부족에서 찾는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이 너무 나약해서 그렇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의지일까?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그의 저서 'Principles:원칙'에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깨달은 사실을 이렇게 정리한다. 사람의 삶과 성과를 가르는 것은 의지나 재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해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의 존재 유무라는 것이다. 그가 강조한 원칙이란 비슷한 상황이 다시 왔을 때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선택을 하기 위한 자신만의 기준이다. 레이 달리오는 성공이란 좋은 결정을 한 번 내리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정을 반복하는 과정이며, 그 반복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원칙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세우는 대부분의 새해 결심은 결국 이루지 못한 목표, 즉 바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목표는 분명하지만, 그 목표에 이르기까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는 정해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피곤한 날, 일정이 밀린 날, 마음이 흐트러진 날에는 결심이 가장 먼저 무너진다. 원칙 없는 결심은 결국 기분과 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칙을 삶에 적용하는 첫 번째 방법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기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계획을 세울 때 욕심을 낸다. 매일 운동하고, 독서하고, 자기계발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계획이 많아질수록 실패할 가능성도 커진다. 원칙은 삶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순하게 만든다. "밤 11시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한 끼는 급하게 먹지 않는다"와 같은 기준은 삶의 리듬을 지켜준다. 하지 않을 행동을 정하는 순간, 선택의 피로는 줄어들고 지속 가능성은 높아진다. 두 번째는 감정이 아니라 상황에 반응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흔히 의욕이 있을 때만 행동하려 한다. 컨디션이 좋으면 계획을 실천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의욕은 언제나 변한다. 달리오가 강조하는 원칙의 역할은 감정을 시스템 밖으로 밀어내는 데 있다. 기분이 좋든 나쁘든, 날씨가 어떻든, 정해진 상황에서는 같은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이든 바쁜 날이든, 정해진 분량만큼 의도한 행동을 반복하면 결과는 누적된다. 세 번째는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다. 다수는 계획이 어그러지면 스스로를 탓한다. "역시 나는 안 된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 그러나 레이 달리오는 실패를 잘못이 아니라 데이터로 본다. 실패는 반성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어느 순간에 원칙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흔들렸는지를 기록하다 보면 자신만의 패턴이 보인다. 그 패턴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곧 성장이다. 그래서 그는 실패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다. 기술과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선택의 기준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이런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쉽게 흔들린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단순하고 분명한 원칙이다. 원칙은 나를 구속하는 규칙이 아니라, 중요한 선택 앞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이다. 신년을 맞아 스스로에게 묻는다. 올 한 해, 나는 어떤 기준으로 나를 경영할 것인가? 원칙을 세우고 삶을 정렬하기에 새해의 이 아침은 참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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