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여권의 잇따른 대형 악재에도 민심 반전의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장동혁 당 대표는 줄기차게 자강론을 고집, 보수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 원로들의 외연 확장 주문에도 장 대표는 실질적인 통합·단결을 내세우며 '걸림돌 제거'에 집착한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연말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계기로 떠오른 두 사람의 해빙무드는 다시 수면 아래로 들어가면서 당의 내홍 또한 격화하는 분위기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보수연대도 당분간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의 강경 행보에 조만간 내놓을 혁신안도 기대 난망이다. 중도 민심이 요구하는 '윤석렬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늬만 쇄신'에 그칠 공산이 커, 당의 분위기 반전도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저께 김도읍 정책위원장이 전격 사퇴한 것도 장 대표와의 쇄신안을 둘러싼 갈등과 무관치 않다. 국힘의 자멸적 행동이 이어지면서 여권의 '공천 헌금 파동' '이혜훈 청문회' 등 공세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장 대표의 얼굴에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한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마저 나온다.
장 대표의 '마이웨이' 결과는 20% 초반대라는 당 지지율로 입증된다. 민심을 거역한 정치는 늘 선거에서 심판을 받기 마련이다. '변하지 않으면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당 원로들의 거듭된 경고를 되새겨 볼 때이다. 장 대표의 혁신안에 부디 중도 확장 메시지가 담기기를 바란다.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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