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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개입과 세계질서 개편의 서막

2026-01-08 13:48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미국 외교정책의 기본 명제인 공산주의 팽창에 대한 봉쇄정책과 미국이 창출한 세계 질서의 유지 및 확산을 위한 현상유지 정책을 축으로 제3세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확산시켰다. 특히 제3세계의 민족해방투쟁을 소련의 팽창주의로 간주하여 그 지역 내의 친미세력을 지원하는 전쟁 및 정권교체(Regime Change) 형식으로 군사개입하였다.


전 세계적인 미국의 개입은, 증대하는 실질적 국제주의와 이상주의적 낙관주의로 특징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즉 Truman의 봉쇄정책을 근간으로 Eisenhower의 자유를 위한 십자군(Crusade for Freedom)-세계경찰이라는 환상과 Kennedy의 영웅적인 세계주의에 고무된 미국은 힘에 대한 오만과 전능에 대한 환상으로 전 세계적인 군사개입을 심화시켜왔다. Johnson에 이르러 베트남 전쟁에 대규모 군사개입을 감행함으로써 절정에 이르렀으나 참담한 실패로 군사개입정책이 수그러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 외교정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G.W. Bush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2021)을 수행하며 이라크를 공격하였다. 이라크 전쟁의 명분은 WMD(핵·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제거였지만 결과적으로 2011년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발견되지 않아 침략명분에 불과하였다. 즉 중동에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하겠다는 오만은 이라크의 심각한 군사력 공백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란을 중동의 군사적 맹주로 영향력을 강화시켜 오늘날까지 불안정한 중동정세를 조성한 기원이 되었다. 리비아 카다피정권(1986)폭격도 같은 보복적 군사행동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의 앞마당'이라고 인식해온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군사개입은 빈번하였으며 20세기 동안에만 41차례나 자행하였다. 마약밀매 혐의를 받는 노리에가 파나마 정권을 전복시킨 파나마 침공(1989년)을 비롯해 쿠바,니카라과,도미니카, 그라나다, 칠레 등 여러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정부전복 전쟁 혹은 CIA 중심의 비밀공작을 자행하였다.


베네수엘라는 예전부터 반미 성향이 뚜렷한 국가이다. 최근에 와서 친중국 노선을 더욱 분명히 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밀착을 가속화해왔다. 중국은 최근에 다른 중남미 국가에 대한 지원보다 더 많은 670억달러(약 100조원)에 가까운 지원을 하였으며 양국 공동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급속히 친중화되었다. 물론 러시아와도 군사외교적으로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구도는 미국의 시각으로는 용인하기 어려운 도전 구도이며 당연히 눈엣가시로 제거 대상이었다.


D. Trump 집권 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정책은 노골적으로 강경해졌다. 지난 여름부터 중남미 베네수엘라 해역에 구축함 3대, 공격용 잠수함 1대 등 각종 군함과 4000명의 해병대를 배치하는 등 군사개입 작전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동시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범죄 카르텔의 수괴로 지목하여 5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거는 등, 군사적경제적 제재를 병행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및 예측 불가성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돌발적인 군사작전이 감행될 것이 예상하였다. 이에 마두로도 지난해 8월 민병대 450만명을 배치하고 베네수엘라 영토를 지키겠다며 항전의 의지를 밝혔다.


오늘(2026.01.04.) Trump 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전격 체포와 미국 내로 이송 작전의 성공을 공개하였다. 나아가 당분간 미국의 베네수엘라 직접통치와 유전에 대한 미국 정유사의 관리와 재건 비용으로 충당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쿠바 니카라과 등 중남미의 반미국가에 대한 군사개입이 항시 열려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직접통치 선언은 제국주의의 속성을 여지없이 공개한 것으로 세계는 경악하고 있다. 미국에서조차 이라크 전쟁의 악몽을 떠올리며 베네수엘라 민병대의 항미 의지를 우려하고 있다. 즉각적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항미 투쟁의 의사를 밝히고 U.N. 사무총장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여러 국가의 대미 비난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번 베네수엘라 군사침공은 중남미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한편 세계적 대전을 초래할 신냉전 구도를 형성할 서막이 될 개연성이 높아질 것이다.


Trump 미국대통령은 2025년 9월 공식적으로 국방부(Dept. of Defense)의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미국 역사에서 전쟁부는 1789년 설치되어 150년간 존치하다가 1947년 트루먼 대통령이 국방 체계를 개편하면서 국방부로 개칭되었다가 트럼프 2기에서 다시 전쟁부로 바뀐 것이다. 다시 소극적 국방개념과 세계의 경찰이라는 위치를 포기하고 오직 미국만의 이익을 우선하는 미국 예외주의의 극치이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누구와도 전쟁을 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선언한 조치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쿠바 니카라과 등 중남미의 반미국가에 대한 개입이 항시 열려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년째 접어든 전쟁, 핀란드, 스웨덴, 영세 중립국 오스트리아까지 NATO에 가입하려는 분위기와 유럽의 재무장화, 이에 두려움을 느끼는 러시아의 재무장, 이스라엘의 중동전쟁, 이란의 핵개발, 그리고 점차 노골화되는 중국의 대만 통일 전쟁에 대한 의지, 태국과 캄보디아의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 또한 북한의 핵무장과 남한의 군비 확충, 일본의 보통국가 선언 등 세계는 전쟁의 격량에 휘말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도처에 발생 가능한 전쟁 중에서도 미국의 군사력에 필적할 만한 중국과 미국의 직접적 군사적 충돌이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개연성이 높다. 즉 세계대전의 촉발점이 미국과 중국의 대만 전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석유에너지 국가인 베네수엘라에 친중 친러시아 정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먼 속셈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중국의 대만 수복전쟁이 발생한다면 우리도 피할 수 없는 이 격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직간접적으로 개입될 가능성이 있는 전쟁이므로 이 전면전에 대한 외교군사적 대응책에 대한 국가적 전략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이한 이원적 사고가 용납되지 않을 '안과 밖'의 상황이 도래할 경우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이 미중의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까.


주한미군의 동아시아 지역 방위연합군의 역할이 예상되는 시기에서 미중의 군사 대결은 한국군의 위상은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한국 내 미군기지의 전략적 위상이 중국군의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로 평가하겠는가,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양 전과 후의 한국군의 태세는 어떻게 변화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등의 복합적이고 다각적이고 면밀한 재검토가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군사적 대비가 지체될수록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유일 강대국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와해되는 시점은 중국의 정치군사적 부상과 경제적 세계화와 본글에서는 다루지 않은 AI와 로봇 산업화의 도전을 통한 달러 중심 세계 경제의 위기와 재편 등으로 앞당겨질 것이다. 2차대전 이후 영원히 사라졌다고 확신한 세계대전의 가능성이 세계 질서의 대개편 과정에서 다시 논의되는 현실은, 어쩌면 세계 질서의 대전환기마다 반복되어온 역사적 귀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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