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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 책 쌓여도 장부는 완판”…수상한 정치인의 ‘북콘서트’

2026-02-04 18:47

TK 출마 예정자들 잇따라 개최…세 과시와 자금확보 수단
수익금 상한 없고 내역도 비공개…“부조금처럼 책값 낸다”
일각선 “비현역이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는 수단” 시각도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장에 지지자와 시민들이 참석해 있는 모습. <이미지=생성형 AI>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장에 지지자와 시민들이 참석해 있는 모습. <이미지=생성형 AI>

"거의 '이중장부'죠. 명목상으론 책이 수천 권 다 팔린 걸로 돼 있는데, 창고에는 책이 수북이 쌓여 있어요. 남은 책은 '억지 기부' '강제 기부'로 다 정리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우후죽순 열리는 정치인 출판기념회 또는 북콘서트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선 이런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최근 6·3 지방선거 출마 의사가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판기념회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이달까지 경북도지사·대구시장 출마에 뜻을 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이 출판기념회를 마쳤고, 앞으로 이강덕 포항시장(7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9일)의 북콘서트가 각각 예정돼 있다. TK지역 기초단체장 등에 도전할 후보들 역시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출마자들에게 여러 효과를 가져다준다.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고,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조직을 점검하는 수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 비용 조달'이다.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의무가 없고, 모금 한도도 없다.


이렇다 보니 아이러니한 풍경도 반복된다. 출판기념회에 자주 참석한다는 지역 정치권 관계자 A씨는 "책 한 권에 2만원 정도하는 정가대로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사실상 5만원이 기본이고, 현금을 봉투에 넣는 경우가 많아 얼마가 들어갔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책을 한 권만 받아 가면서도 몇 권 값을 내거나, 아예 책도 받지 않고 부조하듯이 책값을 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출판기념회 참석의 성격도 '책 구매'보다는 '얼굴 비추기'에 가깝다는 증언이 이어진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방명록이나 장부를 보면 누가 왔고 누가 안 왔는지 다 나오니까, 솔직히 눈 도장을 찍으러 가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C씨는 "솔직히 읽으려고 사는 책이 아니지 않나. 그 책을 다 읽어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라며 "체면 치레로 행사에 참석하고, 부조금마냥 책값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출판기념회를 연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상당 부분 부풀리면서 세 과시에 활용하는 일도 다반사다.


이 같은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도 자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조지연(경산) 의원은 지난해 6월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 자금 모금을 차단하는 개혁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실질적 이득을 취하는 주체가 정치인인 탓에 법안 통과는 지지부진이다. 조 의원은 지난달 SNS를 통해 "법안을 발의했지만 제자리걸음"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천 경쟁은 일하는 사람의 무대이지 돈자랑 하는 무대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다만, 출판기념회 자체를 부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데, 현행 선거법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지나치게 많다"며 "의정보고회 등 상시적인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는 현역과는 달리 비현역들이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출판기념회만한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장 교수는 "출판기념회 수익 총액 규제나 대량구매 신고 제도 등은 고민해볼 만하다"며 제도적 보완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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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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