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에 세워진 미나까이 백화점
1934년 대구에서 처음 엘리베이트가 설치된 북성로 미나까이백화점 전경. |
한국 첫 백화점은 1906년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현 사보이호텔 건너편에 세운 미쓰코시(三越) 서울점이다. 1934년 지금의 신세계 백화점 자리로 이전한다.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백화점은 1916년 김윤배가 종로 2가에 설립한 김윤 백화점. 백화점이라고는 하였으나 도자기·철물류를 판매하는 잡화점에 불과하였다. 현대식 백화점은 친일 자본가 박흥식이 1929년 9월 종로 2가에 설립한 화신상회. 1934년 화재로 전소하자 다음해 신축, 이름도 화신으로 바뀐다.
대구 최초의 백화점은 1932년 중구 동성로 1가에 세워진 이비시야였고 2년뒤 1934년 가장 높고 시설이 좋은 미나까이(三中井)가 생긴다. 당시 한국인이 세운 백화점은 서문로 무영당과 반월당에 있었던 반월당 백화점이었다.
일찍이 대구로 진출해 서문로 근처에서 잡화상 등으로 돈을 벌어오던 일본인 상인 4명이 공동 출자해 만든 미나까이는 북성로 동쪽 초입에 있었다. 지하 1층 지상 5층, 놀랍게도 엘리베이트가 가동돼 한인들에겐 놀라움의 명소였다. 대구역전과 북성로, 향촌동, 태평로 등 당시 대구 1급 상권의 코어에 위치해 있어 노다지를 캘 수 있었다. 외벽은 흰색 타일로 마감을 했다. 정면에는 모두 30개의 장방형 유리창이 달려 있었다. 4층 창문 위에는 꽃잎 모양의 장식판을 달았다. 2층부터는 목재 마루판을 깔았다. 벽은 시멘트 몰타르로 마감했고 건물 지하에는 보일러실, 정화조, 옥상에는 물탱크와 피뢰침도 설치해뒀다.
백화점 내에는 서적부도 있었고 맨 위층에는 스카이 카페도 경영했다. 정면 주 출입구 옆에 쇼윈도를 설치한다. 미나까이는 서울에서 시작해 대구로 내려온 게 아니었다. 당시 서울에 맞먹을 정도의 큰 상권을 가졌던 대구를 기반으로 해서 서울로 치고 올라갔다. 서울 충장로, 부산 시청 옆에도 지방 분점을 연이어 낸다. 나중엔 서울로 본사를 옮기고 만주까지 진출한다. 급기야 일본 도쿄와 교토로도 진출했다.
광복후 미군과 한국군이 자주 접수했고 미국공보관도 잠시 입주해 있었다. 1969년 4월 국유재산으로 환수돼 서대구 세무소로 변한다. 1984년 10월엔 대우그룹에 매각되고 현재 유료주차장으로 변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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