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회담 전날 야경보며 우호적 발언
代이은 지도자 배출 유사성
동질감 느끼는 요소로 관측
北에 알맞은 모델 여길수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밤 싱가포르의 여러 명소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싱가포르 현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환호에 손을 흔드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의 야경을 둘러보며 싱가포르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들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경제발전 모델로 싱가포르를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11일 밤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전망대에서 야경을 감상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귀국(싱가포르)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들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12일 전했다.
싱가포르는 정치적으로 사실상 독재정권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성장에 성공한 이례적인 케이스다. 싱가포르는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가 1965년 초대 총리로 취임해 1990년 퇴임할 때까지 장기 집권하면서 독재에 가까운 권위적인 리더십으로 나라를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싱가포르를 동남아의 물류 중심지와 금융 중심지로 키워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부국(富國)으로 만들었다. 싱가포르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올해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10위 수준인 6만1천766달러에 이른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독재’를 유지하면서도 ‘경제’를 일군 싱가포르 모델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한이 경제개방에 나서면 외국 문물의 유입으로 사회적으로도 이완될 수밖에 없는데 싱가포르처럼 강력한 법·제도를 내세워 이를 통제하겠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할 수도 있을 법하다.
특히 리콴유의 아들인 리셴룽이 현 싱가포르 총리라는 점도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일종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북한은 과거부터 싱가포르와 돈독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 북한은 1968년 1월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를 설치했는데, 이는 한국이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를 설치한 1970년 11월보다 3년 가까이 앞선 것이다. 1975년 11월에는 싱가포르와 수교 합의에 따라 총영사관을 대사관으로 승격한 상주 공관을 개설했다.
2002년에는 북한의 경제시찰단이 남한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와 함께 싱가포르도 함께 둘러봤다. 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싱가포르와 북한의 관계도 침체 국면으로 들어갔다. 싱가포르는 2016년 10월1일부터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8일부터는 대북 교역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걷고 지난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 전략노선으로 채택한 ‘경제건설’에 매진한다면 두 나라 관계는 다시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권위주의와 세습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일궜다는 점에서 싱가포르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력적이겠지만 이는 결과만 본 것으로 여건은 다르다"면서 “북한은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경제모델을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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