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건의 배경과 향후 계획 등 밝혀
홍 총장 "오해 받고 욕 먹더라도 의대생들 위해 '증원 규모 조정' 건의"
홍원화 경북대 총장. 영남일보DB |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155명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며, 다음 주 본격적으로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총장은 21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경북대가 당초 배정된 의대 증원분(90명)을 절반(50%) 줄여 45명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5학년도 경북대 의대 입학 정원은 200명에서 155명으로 줄어든다.
홍 총장은 "혹시 모를 오해를 줄이고, 널리 이해를 구하기 위해 그간의 사정을 소상하게 설명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다음은 홍 총장과의 일문일답.
▶경북대를 비롯한 6개 국립대 총장들이 정부에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 범위 내에서 자율적 모집을 하게 해달라"고 건의하게 된 배경은.
"갑자기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이다. 경북대에 의대 문제를 논의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에서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고 수업 정상화를 위해 장기간 논의를 해왔다. 의대 학장, 대학병원장 등과도 논의했고, 절충안을 찾아 총장들이 정부에 건의하게 된 것이다. 의대 쪽에서는 (증원을) 1년 유예하자는 의견도 냈지만, 현실적인 타협안을 찾은 것이었다. 입학 전형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또 이런 말이 어떻게 전달될지 몰라 정말 조심스럽지만, 지난 두 달 간 참 힘든 시간을 보낸 의대생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앞으로 의대 정원 조정 절차는 어떻게 되나. 경북대의 계획은.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의대 정원 조정을 하려는 대학은 다음 주에 후속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경북대는 내년에 원래 증원분의 50%가량만 반영해 총 155명 정도의 의대 신입생을 모집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은 맞다. 물론, 이에 따른 추가 논의 절차는 남았다."
홍원화 경북대총장이 28일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아시아포럼21 제공 |
▶이 예민한 시기에 총장들이 그런 건의를 한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 결심한 이유는.
"오해를 받고 욕을 먹어도 상황이 어쩔 수가 없었다. 누가 뭐래도 의대 학생들과 지금 그 학생들의 상황을 생각해야 했다. 의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과 의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 학생들은 사정이 다르다. 의대 증원 갈등 장기화로 자칫 제 시기를 놓치면 현직 의사들보다 의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입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학생만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실제 증원 규모가 조정되면, 의대 증원 신청을 할 때와 지금 대학의 입장의 바뀐 것이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는데.
"증원 요청의 이유가 있었다면, 증원 일부 감축의 이유도 있는 것이다. 경북대는 교육부에서 배정받은 정원(200명)에 대한 교육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가 한발씩 물러날 때라고 본다."
▶끝으로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다만, 싸우더라도 교실로 돌아와 싸웠으면 한다. 누구도 아닌 학생들 자신을 위해서다. 부디 총장들의 진심이 전달되길 바란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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