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7곳, 경북은 '0곳'…긴급 대응 한계
연휴내 정상 진료는 대구 36곳, 경북 16곳
대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진찰하고 있다. 병원 내부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정돈돼 있으며, 벽면에 걸린 붉은 등과 명절 장식이 설날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영남일보 AI 제작> |
"초코가 연휴 중에 또 아프면 어떡하죠?"
대구 달성군 현풍읍에 사는 김현수(42)씨는 설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반려견 '초코'의 건강이 걱정이다. 초코는 최근 위장 장애로 병원을 다니고 있다. 하지만 설 연휴 동안 병원들이 문을 닫으면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다. 김씨는 "작년 추석에도 초코가 갑자기 구토를 해 , 밤늦게까지 문 연 병원을 찾느라 한참 헤맸다"며 "올해는 미리 병원을 알아두려고 하지만 관련 정보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설 연휴(27~30일) 전국적으로 진료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은 536곳이다. 대구는 36곳, 경북은 16곳에서 진료를 한다. 하지만 대구를 제외한 경북 지역엔 연휴 내내 24시간 운영하는 병원이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동물병원 인프라가 부족한 경북 지역에서는 연휴마다 보호자들의 불편과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대구에선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남구) △대구 24시 바른동물의료센터(달서구) △24시 파티마동물의료센터(동구) △플러스동물의료센터(북구) △대구동물메디컬센터(수성구) △본동물메디컬센터 24시수성점(수성구) △24시 시지 W동물의료센터(수성구) 등 7곳이 24시간 응급 진료를 제공한다.
반면, 경북에선 △중산메디컬동물병원(경산) △라온동물메디컬센터(구미) △현대동물병원(성주) △닥터노아동물병원(포항) △리봄동물의료센터(포항) 등이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여는 수준이다.
설 연휴는 반려동물에게도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와 소음, 보호자 부재는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수준을 높인다. 이때문에 소화 장애나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특히 명절 음식은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초콜릿, 양파, 마늘, 기름진 음식 등은 섭취시 중독이나 급성 췌장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 중구 A 수의사는 "명절 연휴에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에게 부주의하게 음식을 나눠주거나, 잘못된 보관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 상황에 대비해 연휴 동안 문을 여는 병원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반려동물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는 게 중요 하다"고 조언했다.
대구경북 동물병원 인프라는 여전히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 포항 B 수의사는 "대구는 상대적으로 동물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경북은 지역별로 병원이 부족해 보호자들이 긴급 상황때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히 24시간 운영 병원이 전무해 응급 상황 대응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