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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치 주역 3인방 김범일 유종하 박정기

2007-03-27

달구벌 대구의 꿈을 유치 전선의 '빅 3'가 마침내 현실로 일궈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이하 세계육상) 유치에 성공한 대구의 힘은 때로는 발품을 팔고, 때로는 가능한 인맥을 총동원하며 끈기와 신의로 유치전을 벌여온 세 명의 전사들에게서 나왔다.

2005년 6월부터 대구 세계육상 유치위원회를 맡아 2년 반 동안 특유의 친화력과원칙에 투철한 행정력으로 이질적인 조직을 이끌어온 유종하 유치위원장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의 표심을 잡는 선봉에 섰다.

또 지난 해 대구시장에 당선돼 유치전의 깃발을 물려받은 김범일 대구시장은 총무처 출신다운 매끄러운 일 처리로 유치전을 진두 지휘했고 정부, 국회, 재계를 상대로 끈질긴 로비를 벌여 확실한 '지원 실탄'을 받아내는 데 공을 세웠다.

1991년부터 IAAF 집행이사회 멤버로 국제 육상계에 인맥을 쌓아온 박정기 집행이사는 자신이 투표권자이지만 고향 대구를 위해 생애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일념으로 집행이사회의 '친 대구 분위기'를 끌어내는 데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유종하(71) 유치위원장 = 경북 안동 출신으로 1967년 외무부에 입부해 정통 외교 관료의 길을 걷기 시작한 유 위원장은 1994년-1998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비서관과 외무부 장관을 지내 국제사회에 탄탄한 인맥을 구축했다.

2005년 6월 대구가 유치위원회 창립총회를 열 당시 대구시는 유 위원장을 영입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였다.

2004년부터 사이버MBA 회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주력하고 있던 유종하 위원장은처음에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위원회라는 생소한 일이 맘에 걸린 듯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경북 시.도민의 염원이 걸린 중대 사업이란 점에 공감하고 그 때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유 위원장은 지난 해 12월 대구가 모나코 IAAF 본부에 공식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기 직전까지 전 세계 20여개 국을 돌며 IAAF 집행이사들을 직접 대면 접촉했다. 비행거리로만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도는 고난한 여정이었지만 일흔 노구를 이끌고도 쉼없이 강행군을 이어가며 초인적인 '지구력'을 과시했다.

유 위원장과 외교공관 시절 인연으로 외교부에서 파견나온 김중재 유치위 사무총장도 대단한 열성을 보였다. 유 위원장을 보좌하는 것은 물론 유치위 살림을 책임지고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 '현장 감독' 역할까지 해냈다.

◇김범일(57) 대구시장 = 경북 예천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해 '대구맨'이 된 김 시장은 1972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총무처와 행정자치부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의달인답게 이번 유치전에서 탁월한 지휘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1984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사업과장으로 스포츠 마케팅 부문에 일찌감치 눈을 뜬 것이 이번 유치전에서 스폰서십과 IAAF를 상대로 한 인센티브 전략을 만들어내는 데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

김 시장은 또 결전지 케냐 몸바사로 날아오기 직전 '007 작전'을 방불케하는 행보로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기술센터 기공식에 참석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뒤 국내 최고 기업 삼성의 세계육상 후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등 최종 프리젠테이션(PT)에서 내던질 '최후의 히든카드'를 마련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총무처 '명공보관' 출신으로도 이름 난 김 시장은 화려한 언변과 내.외신을 포함해 언론의 속성을 충분히 활용하는 홍보 전략으로 지난 달 IAAF의 실사단 방한 때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데도 한몫했다.

◇박정기(72) IAAF 집행이사 = 대구 출신의 군인으로 육사를 나온 박정기 집행이사는 이번 유치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숨은 공로자'다.

1973년 중령으로 예편하고 재계에 발을 들였던 박 이사는 1985년부터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아 육상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1991년부터 IAAF에 발을 들였고 4년의 임기를 채우는 집행이사를 세 번 연속 재임했다.

박 이사는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직전 열린 IAAF 총회 집행이사 투표에서 총 80여 표를 얻어 전체 이사진 가운데 득표 수 5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국제 육상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211명이나 되는 각국 육상연맹 회장에게 일일이 연하장과 안부 편지를 보내고 각종 국제행사장에서 IAAF 패밀리를 만날 때마다 자신을 각인시켜온 특유의 인맥 관리 비법이 IAAF 내부에서 그만의 위상을 만들어냈다.

박 이사는 IAAF 내부에서 아르네 융크비스트(스웨덴) 수석부회장을 제외하면 가장 오래된 이사회 멤버일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대구의 유치 전선을 간접 지원하는 데 상당한 힘을 보탰다.

대구 유치위원회의 공식 직함은 고문밖에 할 수 없지만 내부에서 외부로 통하는'채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대구가 세계 유수의 도시들에 정보전에서도 밀리지 않도록 '소리없이'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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