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작전'의 승리였다.
특히 마지막 승부수로 남겨뒀던 '인센티브 히든카드'가 국제 육상계 거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이하 세계육상) 유치 성공은 대구의 잘 짜여진 전략과 스폰서의 힘이 만들어낸 극적인 승리였다.
대구는 지난 달 22-25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실사단 방문 때부터 감동작전을 준비했다.
이미 실사 과정에서 평가단 홍일점인 나왈 엘 무타와켈(모로코) 집행이사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여자 400m허들에서 자신이 우승할 당시의 영상 화면을 찾아낸 대구의 정성에 감복해 눈물을 쏟게 했던 대구의 감동 작전은 '최후의 결전지' 케냐 몸바사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대구는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진행된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 승리를 예감했다.
총 11개 시퀀스로 구성된 40분 짜리 PT는 감동적인 영상 이미지 전달과 강력한 유치 의지 표명, 열기에 가득찬 달구벌의 역동적인 모습과 실질적인 인센티브 약속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몸바사 화이트샌즈호텔 바라자 컨퍼런스룸에 자리잡은 IAAF 집행이사회 25인 투표권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옭아맸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당시의 장면을 중심으로 편집해 스포츠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It's Daegu!'부터 화려한 파노라마가 시작됐다.
이어 집행이사회 내부에서 16년 간 인맥을 쌓아 어떤 위원들보다도 '발이 넓은'박정기 집행이사의 대표단 소개로 장내 환기 효과가 정점에 달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유종하 유치위원장은 또박또박하고 단호한 영어로 대구가 세계육상을 유치해야 할 당위성부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대회의 의의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최근 대구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코리아, 그리고 대구, 파이팅!'을 외친 노무현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도 힘을 실었다.
이어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의 정부 지원 의지와 대구의 완벽한 준비상황을 영상화함으로써 '준비된 개최 도시'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영상은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당시 전국을 뒤흔든 붉은 물결부터 세계 육상의 중심 무대가 동방으로 전진함을 알리는 북소리까지 다이내믹한 화면을 웅장한 톤으로 담아냈다.
'컬러풀 대구'의 발전하는 이미지도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도시였던 대구를소개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PT의 하이라이트는 대표단장인 김범일 대구시장이 직접 제시한 '인센티브 약속'이었다.
대구는 세계 시장에서 최정상급 브랜드 파워를 지닌 국내 굴지 기업들의 후원 약속을 실질적으로 보여줌으로써 IAAF 집행이사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IAAF의 마케팅 대행을 맡고 있는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가 국내 기업들의 후원 약속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육상 참가자들에 대한 숙박.체류 지원도 대구의 유치 열의를 표출하는 데 가속도를 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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