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살려 진료하고 NIE강의 "속깊은 대화하다 보면 눈물…"
대구 하나센터 정착도우미로 활동하는 김성아씨(왼쪽)와 이은정씨가 활짝 웃고 있다. |
김성아씨(44)와 이은정씨(43)는 각각 의사(차병원)와 기자(영남일보) 출신으로 탈북동포 정착도우미다.
김씨는 현재 북한이주민을 위한 <사>공감의 창립이사이기도 하다. 대경인의협(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회원으로서 10여년 전 쪽방진료사업을 하다 허영철 대구 하나센터 소장을 알게 됐다. 김씨는 2010년 경기도 안성 하나원에 정착사업팀으로 갔다 탈북동포의 눈물어린 이별장면을 목격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정착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았다고나 할까. 하여간 그때부터 정기적으로 하나센터에 출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전직 의사로서 방문진료를 하고, 탈북청년과 독서토론회도 가지고 있다. 또 공감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체육대회·명절행사·송년의 밤·학술강좌·국제회의 등)에 꼬박꼬박 참석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공부모임을 하면서 탈북동포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많이 울기도 했다. 지난해 한 탈북여성의 결혼식 때 남편과 함께 혼주로 참석한 적도 있다.
김씨는 “사소한 것이라도 귀담아 들어주고 소통하면 북한이주민에게 큰 힘이 된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정착도우미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씨는 대구 하나센터에서 탈북동포를 위한 NIE교육프로그램의 전문 강사로 1년여 간 활동했다. 전직 기자로서 남한사회 정착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쉽게 강의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탈북동포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하나센터의 정기후원자이기도 한 그녀는 그동안 받은 강사료 전액을 센터에 기부했다. 탈북여성과 1:1 멘토역할을 하고 있으며, 탈북동포가 사용할 임대아파트를 미리 청소하는 자원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씨는 “남북간 사회적 관습이 많이 달라 처음엔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면서 “북한에서 남녀간 성차별, 특히 여성이 매우 억압받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사선을 넘어오다 보니 개인마다 정신적 트라우마가 깊게 남아있다”며 “천안함·연평도 사건처럼 남북간에 긴장이 조성될 때마다 대부분 상당히 불안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탈북동포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면서 “지역사회와 시민도 좀 더 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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