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대통령 1심 공판 앞두고
경선 후보간 탄핵 찬반 공방
권역별로 후보 지지도 달라
남유진·이철우는 서남권
김광림, 지역구인 북부권
박명재 동부권 선전 가능성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 결정(9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경북도내 곳곳을 누벼온 4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책임당원 모바일·현장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대비, 막판 구애와 함께 표 단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경북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일명 ‘친박’(親박근혜) 정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통하고 있다. 특히 경북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도 있어 선거 때마다 경북 보수 후보들은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책임당원 모바일투표 바로 다음날인 6일에는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책임당원들 사이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발동할 수 있는 시점인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최근 경선 후보들 사이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일 TV토론회에서 남유진 후보는 자신의 첫 발언에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탄핵반대를 위해 피를 토하며 외쳤던 유일한 사람, 박정희 대통령 기념우표 발간을 촉구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맞짱을 뜬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이철우 경선 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일각에서 자신을 향해 제기되고 있는 ‘탄핵 찬성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보도자료에서 이 후보는 “탄핵 당시 모 언론 기사에 대구·경북의원들의 탄핵 입장이 실명으로 분류돼 있는데, 본인을 포함한 최경환·조원진·김석기·추경호 의원 등 다섯 명만 ‘탄핵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보도됐다”며 “반면 김광림 의원은 입장 유보, 박명재 의원은 무응답으로 분류돼 있다”고 주장했다.
얼핏보면 난데없는 탄핵 찬반 공방 같지만 책임당원 투표를 염두에 두고 ‘박근혜 정서’를 자극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소지역주의’도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지자체인 경북의 경우 서남권(구미·김천·칠곡·성주·고령), 동남권(경주·경산·영천·청도), 동부해안권(포항·울진·영덕·봉화·영양·울릉), 북부내륙권(안동·영주·문경·예천·상주·군위·의성·청송) 등으로 생활권이 나눠져 있다.
이 때문에 권역별로 후보 지지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구미시장을 지낸 남유진 후보와 김천이 지역구인 이철우 후보는 경북 서남권에서, 안동이 지역구인 김광림 후보는 북부내륙권에서, 포항과 울릉이 지역구인 박명재 후보는 동부해안권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경북도지사 후보 적합도’를 묻는 영남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남 후보와 이 후보는 경북 서남권에서, 김 후보는 북부내륙권에서, 박 후보는 동부해안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적합도를 보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앞서 김영석 영천시장이 경북도지사 출마를 철회하면서 현재 동남권에는 도지사 후보가 없다. 이에 경주를 포함한 경북 동남권이 이번 경북도지사 선거의 최대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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