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안전기동대원 50명이 지난 16일 예천군 은풍면 금곡리에 출동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안전기동대 제공> |
경북 예천군은 집중 폭우가 쏟아진 당일 마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이웃을 대피시키려고 힘쓴 주민들의 따뜻한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22일 예천군에 따르면 물 폭탄이 쏟아진 15일 새벽, 효자면 명봉리 김도연씨(70)는 마을 이장으로부터 "이웃 주민 김옥순 씨를 살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김씨는 즉시 이웃 집으로 달려가 김옥순씨를 깨워 대피시키려다 급류에 휩쓸렸다. 그는 마을 현장을 돌고 있던 이웃 주민 2명에게 구조됐으나,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효자면 고항리 김영환(70) 이장은 토사에 갇힌 마을 주민을 구했다. 효자면 사곡리 최통일(59) 이장은 급류에 휩쓸린 주민을 밧줄로 구조했으며, 폭우로 고립될 것을 우려가 있는 주민을 며칠간 설득 끝에 자신의 집에 대피시켰다.
또 은풍면 우곡리 최성호(59) 이장은 15일 새벽 우곡교가 범람 위기에 있음을 감지해 저지대 주민들의 주택 침수를 막기 위해 주민 대피방송을 하려는 중 정전으로 상황이 어렵게 됐다. 이에 의용소방대원, 공무원 등과 함께 집집마다 돌며 문을 두들겨 주민을 깨웠다.
거동이 불편한 분은 안거나 부축해서 대피시키는 등 주민대피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여 주민 60여 명을 대피시킨 덕분에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예천군 관계자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마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던 이웃들의 훈훈한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따뜻한 온기가 이번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천에서는 지난 15일 쏟아진 집중호우로 사망 15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도로가 끊기고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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