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영남일보 문화부 백승운·임훈·최미애·조현희기자
올해 영남일보 책읽기상 독서감상문 공모에는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응모자가 참여했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다수 응모돼 심사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다만, 응모작의 수준 편차가 심해 다소 아쉬웠다. 초등부는 어린이들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책도 아이들의 시각으로 풀어내, 요즘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중·고등부는 특별히 두드러지는 것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 많았다. 대학·일반부에서는 책의 주제를 자신의 관점으로 밀도 있게 그려 낸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일시적인 신드롬에 그치지 않고 독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이번 공모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나'의 관점 재해석 중요…단순한 감상평 아쉬움
◆대학·일반부
독서감상문은 말 그대로 책을 읽은 후 감상을 자유롭게 쓰는 글이다. 한편으로는 쉽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글이 독서감상문이다. 정형화된 형식도 없고, 어떻게 풀어가야 좋은 글인지 명확한 기준도 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단편적인 감상평과 평이한 서술에 그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책의 맥락과 동떨어진 개인의 서사를 줄줄이 나열한다면 이 역시 신변잡기에 그칠 뿐이다. 독서감상문은 책의 주제와 메시지를 '나'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세계관을 펼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응모작 중에는 자신의 관점을 명확하게 드러낸 작품도 많았지만, 단순한 감상평과 개인사를 나열한 작품도 많아 아쉬웠다.
최우수작으로 뽑은 박경한씨의 독서감상문은 화자의 관점이 명확해 인상적이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쓴 '그네의 변주곡'이라는 감상문은 책이 전하는 주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가는 솜씨가 돋보였다. 특히 "그네의 발판이 실존의 고통이라면 그네의 두 줄은 행복과 불행의 메타포"라며 늦은 밤 자신이 타게 된 '그네'에 비유해 이야기를 풀어간 서술 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작으로 뽑은 박루칸씨의 '몰입을 통해 찾아갈 우리의 삶, 그 여정을 위하여'는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이다. 응모자가 경험한 오래전 버스 안 풍경과 현재의 일상을 교차시키며 '연결의 역설'을 풀어간 점이 돋보였다. 또 다른 우수작인 김남규씨의 '먹어야만 했다'는 '구의 증명'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으로, '구의 죽음'과 '담이 죽은 구를 먹어야만 했던 이유'를 새로운 관점으로 서술한 점이 신선했다.
자신의 삶과 연결해 솔직 담백하게 쓴 글 눈길
◆중·고등부
응모작들은 특별히 두드러지는 것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 많았다. 김선미 작가의 '비스킷'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쓴 응모자들이 대다수였다. 이 책은 청각 관련 질환으로 인해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인 '비스킷'을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제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상작으로는 책의 내용을 분석하거나 화려한 표현을 사용한 글보다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자신의 삶과 연결해 솔직하게 쓴 글을 뽑으려 했다. 최우수상 수상작으로는 김민기(대구 중앙중 1년)군과 조은우(경산과학고 2년)군의 독서감상문을 선정했다. 각기 다른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썼지만, 김군과 조군 모두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이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겠다는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냈다.
'비스킷'이라는 책을 읽은 후 '<주>민기제과'라는 제목으로 독서감상문을 쓴 김민기군은 평소 자신의 학교생활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주변에 '비스킷'은 없는지 돌아보고, '비스킷 세상'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썼다. 책을 읽고 깨달은 내용을 실제 생활에서도 실천하려는 마음이 드러나 청소년이 앞으로 갖게 될 삶의 태도에 독서가 미치는 영향이 느껴졌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읽고 '무심코 지나친 차별'이라는 제목으로 독서감상문을 쓴 조은우군은 아버지와의 대화와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차별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차별적인 표현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초등학생 시선에서 풀어낸 친구와 관계 인상적
◆초등부
독서 감상문을 쓰기 위해 어린이들이 꼼꼼한 독서를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머니의 죽음'과 '교우관계' '디스토피아' '노예제도' 등 어린이에게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이 포함됐음에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책의 내용을 서술하는데 집중한 경향이 상당수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장의 완성도와 논리정연함'도 눈여겨 봤지만,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연령대 수준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풀어내는가'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박정음(인천 청일초등 5년), 김시환(대구 동덕초등 4년) 학생의 작품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박정음 학생은 '나도 상처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받지 않는 친구관계 연습'을 읽고 '친절하게 손 내밀어 내 마음을 토닥여주는 책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독후감을 썼다. 책의 내용을 되새기며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초등학생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김시환 학생 역시 같은 책을 읽고 '나처럼 학교생활이 외로운 친구들에게'라는 독후감을 썼다. 전학을 오면서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내 인상적이었다.
우수상은 조승범(대구 성당초등 3년)·김재아(경기 화성 왕배초등 5년) 학생이 차지했다. 조승범 학생은 '달 도둑 두두씨 이야기'를 읽고 느낀 감정을 감성적으로 표현했으며, 김재아 학생은 '시간 고양이 1'을 읽고 책의 내용을 넘어 기후위기 등 인류가 처한 어려움을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봐 신선했다.
'나'의 관점 재해석 중요…단순한 감상평 아쉬움
◆대학·일반부
독서감상문은 말 그대로 책을 읽은 후 감상을 자유롭게 쓰는 글이다. 한편으로는 쉽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글이 독서감상문이다. 정형화된 형식도 없고, 어떻게 풀어가야 좋은 글인지 명확한 기준도 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단편적인 감상평과 평이한 서술에 그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책의 맥락과 동떨어진 개인의 서사를 줄줄이 나열한다면 이 역시 신변잡기에 그칠 뿐이다. 독서감상문은 책의 주제와 메시지를 '나'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세계관을 펼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응모작 중에는 자신의 관점을 명확하게 드러낸 작품도 많았지만, 단순한 감상평과 개인사를 나열한 작품도 많아 아쉬웠다.
최우수작으로 뽑은 박경한씨의 독서감상문은 화자의 관점이 명확해 인상적이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 쓴 '그네의 변주곡'이라는 감상문은 책이 전하는 주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가는 솜씨가 돋보였다. 특히 "그네의 발판이 실존의 고통이라면 그네의 두 줄은 행복과 불행의 메타포"라며 늦은 밤 자신이 타게 된 '그네'에 비유해 이야기를 풀어간 서술 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작으로 뽑은 박루칸씨의 '몰입을 통해 찾아갈 우리의 삶, 그 여정을 위하여'는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이다. 응모자가 경험한 오래전 버스 안 풍경과 현재의 일상을 교차시키며 '연결의 역설'을 풀어간 점이 돋보였다. 또 다른 우수작인 김남규씨의 '먹어야만 했다'는 '구의 증명'을 읽고 쓴 독서감상문으로, '구의 죽음'과 '담이 죽은 구를 먹어야만 했던 이유'를 새로운 관점으로 서술한 점이 신선했다.
자신의 삶과 연결해 솔직 담백하게 쓴 글 눈길
◆중·고등부
응모작들은 특별히 두드러지는 것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 많았다. 김선미 작가의 '비스킷'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쓴 응모자들이 대다수였다. 이 책은 청각 관련 질환으로 인해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인 '비스킷'을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제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상작으로는 책의 내용을 분석하거나 화려한 표현을 사용한 글보다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자신의 삶과 연결해 솔직하게 쓴 글을 뽑으려 했다. 최우수상 수상작으로는 김민기(대구 중앙중 1년)군과 조은우(경산과학고 2년)군의 독서감상문을 선정했다. 각기 다른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썼지만, 김군과 조군 모두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이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겠다는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냈다.
'비스킷'이라는 책을 읽은 후 '<주>민기제과'라는 제목으로 독서감상문을 쓴 김민기군은 평소 자신의 학교생활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주변에 '비스킷'은 없는지 돌아보고, '비스킷 세상'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썼다. 책을 읽고 깨달은 내용을 실제 생활에서도 실천하려는 마음이 드러나 청소년이 앞으로 갖게 될 삶의 태도에 독서가 미치는 영향이 느껴졌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읽고 '무심코 지나친 차별'이라는 제목으로 독서감상문을 쓴 조은우군은 아버지와의 대화와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차별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차별적인 표현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초등학생 시선에서 풀어낸 친구와 관계 인상적
◆초등부
독서 감상문을 쓰기 위해 어린이들이 꼼꼼한 독서를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머니의 죽음'과 '교우관계' '디스토피아' '노예제도' 등 어린이에게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이 포함됐음에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책의 내용을 서술하는데 집중한 경향이 상당수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장의 완성도와 논리정연함'도 눈여겨 봤지만,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연령대 수준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풀어내는가'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박정음(인천 청일초등 5년), 김시환(대구 동덕초등 4년) 학생의 작품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박정음 학생은 '나도 상처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받지 않는 친구관계 연습'을 읽고 '친절하게 손 내밀어 내 마음을 토닥여주는 책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독후감을 썼다. 책의 내용을 되새기며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초등학생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김시환 학생 역시 같은 책을 읽고 '나처럼 학교생활이 외로운 친구들에게'라는 독후감을 썼다. 전학을 오면서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내 인상적이었다.
우수상은 조승범(대구 성당초등 3년)·김재아(경기 화성 왕배초등 5년) 학생이 차지했다. 조승범 학생은 '달 도둑 두두씨 이야기'를 읽고 느낀 감정을 감성적으로 표현했으며, 김재아 학생은 '시간 고양이 1'을 읽고 책의 내용을 넘어 기후위기 등 인류가 처한 어려움을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봐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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