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상처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 받지 않는 친구관계연습'을 읽고'
초등부 최우수상 수상자 박정음. |
내 마음을 가장 많이 상하게 했던 건 내 곁에 있던 친구였다. 따돌림이 무서워서 친구들에게 화나고 실망하는 일이 있어도 항상 친구의 의견에 맞추어 주고 거절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속상한 마음을 꾸역꾸역 내 마음 안으로 밀어 넣었다. 나는 책 속의 '그루'처럼 마음 여린 잎사귀였다.
매일 친구들로부터 따돌림받지 않는 방법을 스스로 찾던 나에게 제목만으로도 내 마음을 토닥여주는 책을 만나게 된다. 나도 상처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받지 않는 친구 관계 연습이라니……. 수학 문제처럼 무슨 공식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오답노트를 꺼내 누구보다 열심히 문제를 풀 준비가 되어 있는데 말이다.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심호흡하고 첫 장을 펼쳤다.
친구 사이의 갈등 상황을 만화로 쉽게 풀어내고 있어서 책을 보는 내내 내 마음을 대신 보는 것 같았다. 공감이 되니까 울컥거리며 목까지 숨이 막혔다. 하지만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이 책은 나에게 다시 힘을 내게 했다. 책을 덮는 순간, 엄마가 무릎배게를 해주면서 불러주는 자장가처럼 뭔가 포근하게 내 마음을 보듬어주어 위로를 받은 느낌이다. 책 속의 상황이었다면, 나는 좀 더 잘 헤쳐나갈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도 책의 내용이 정답이 될 수 만은 없다는 것을 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성격이 달라서 모든 사람이 다 같은 마음일수는 없으니까…….
그동안 내 문제만으로도 바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친구들의 마음을 생각해보고 만날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감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수 많은 감정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친구관계에서 내가 제일 상처를 많이 받는다 생각해서 억울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내가 먼저 친구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친구가 되도록 노력해보면 어떨까 다짐 해본다.
그러려면 내 자신부터 사랑해야겠다. 그래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힘이 생길 테니까……. 언젠가 지금 이 순간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며 웃을 날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이겨 내려고 한다. 더 나은 미래, 그 곳엔 내가, 그리고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좋아해줄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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