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때 윤창중 성추행부터 시작
訪中땐 정상회의록 공개 파문 등
순방효과 반감 되풀이 靑 곤혹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 순방의 반환점을 돈 5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이 발생하자 청와대는 크게 곤혹스러워 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설 때마다 ‘대형 사건’이 터져 성과가 가려지는 이른바 ‘순방 징크스’ 때문이다. 국내 자리를 비울 때마다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일들이 터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청와대는 5일 오전 이른 시간,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이 알려지면서 박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지 않고 남아 있던 직원을 중심으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현지시각으로 새벽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머물던 박 대통령에게 사건과 관련된 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관련 수석비서관 회의를 갖고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분주한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징크스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벌어졌다는 한탄이 새어나왔다.
박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는 취임 석달 만인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첫 외국 나들이인 미국 방문부터 시작됐다.
박 대통령의 방미(訪美)를 수행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을 돕던 인턴을 성추행하는 스캔들로 전격 경질되면서 순방 성과는 가려지고 국정 지지도마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 6월 박 대통령의 중국 순방 직전에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남북정상회의록을 공개해 순방 성과를 가리더니, 같은 해 9월 러시아·베트남 방문 당시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공문서 위조 의혹을 받은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사퇴 등이 있었다.
이어 6월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도중에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친일 발언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끄러웠다. 이 같은 징크스는 계속돼 10월 이탈리아 방문 때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개헌 발언으로 정국이 벌집 쑤신 듯 시끄러워졌다.
한편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 현지시각으로 5일 오후 2시20분쯤 통화를 해 5분간 리퍼트 대사와 대화를 나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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